유족회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진두지휘한 장본인" 강력 반발
  • 2012년 3월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천안함 피격 2주기 추모제'가 열린 모습.ⓒ뉴데일리DB
    ▲ 2012년 3월 26일 서울역 광장에서 '천안함 피격 2주기 추모제'가 열린 모습.ⓒ뉴데일리DB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김영철의 방한 소식으로 여론이 들끓고 있는 가운데, 천안함 유족회가 "승조원 46명을 숨지게 한 테러범을 어떻게 올림픽 폐막식에 참가시킬 수 있느냐"며 정부를 강력히 질타했다.

    23일 천안함46용사 유족회, 천안함 예비역전우회, 천안함 재단은 성명을 내고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 겸 노동당 부위원장은 2010년 당시 정찰총국장으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라며 "그의 방한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발했다.
     
    북한 김영철은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는 2010년 3월 천안함, 같은 해 11월 발생한 연평도 포격 당시 북한 정찰총국의 수장이었다. 사실상 각종 대남(對南) 테러를 직접 주도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는 것이 안보 관계자들의 전반적 분석이다.

    이외에도 북한 대남 정찰총국은 황장엽 암살조를 남파하고 DMZ 목함지뢰 도발, 농협 해킹 등으로 그간 대한민국 안보를 위협해온 것으로 악명이 높다.

    유족회 측은 "천안함 46용사 유가족에게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상처를 안겨준 김영철의 방한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김영철의 올림픽 폐막식 참석 수용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북한의 진심어린 사과를 전제로 모든 대화와 협력에 임해야 하며 유가족과 생존 장병 및 대한민국 국민에게 두번 다시 마음을 찢는 고통을 안겨주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유족회 측은 끝으로 "우리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김영철의 올림픽 폐막식 참석이 강행 될 경우 특단의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야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도 김영철의 방한을 결단코 막아야 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자유한국당은 22일 긴급의원총회를 소집해 "김영철은 한국 땅을 밟으면 사살해야 할 대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권이 아무리 이판사판으로 막가는 정권이고, 제아무리 다급한 상황이라 하더라도, 말을 섞을 상대가 있고 그러지 못할 불구대천(不俱戴天)의 상대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통일부는 22일 북한이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 통지문을 통해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들의 표면적인 방한 목적은 평창올림픽 폐막식 참가지만 뒤에서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는 알 길이 없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이 악화되자 통일부는 23일 "천안함 폭침은 북한이 일으킨 것이 맞으나, 그를 주도한 인물이 누구인지 특정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김영철을 두둔했다.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큰 틀에서 이들의 방한을 수용할 예정"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