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김영철 긴급현안질의해야… 임종석, 오후 4시까지 운영위 출석하라" 정회 선포
  •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운영위 진행에 항의하기 위해, 위원장석 앞으로 뛰쳐나와 발언하고 있다(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가 운영위 진행에 항의하기 위해, 위원장석 앞으로 뛰쳐나와 발언하고 있다(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청와대의 일방적인 북한 김영철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 추진으로 인한 국회의 파행과 여야의 극한 대치가 결국 현실로 나타났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23일 오전 국회도서관 운영규칙의 개정 등 법령 처리를 위해 개회했으나, 김영철의 폐막식 참석을 둘러싸고 국민의 알 권리 해소를 위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긴급현안질의를 해야겠다는 논란이 벌어진 끝에, 법령 처리를 하지 못하고 불과 20분 만에 정회했다.

    포문은 자유한국당이 열었다.

    한국당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법령 상정 직후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영철이가 오는 것에 대해 유족의 분노가 대단하다"며 "긴급현안질의를 했으면 하는 게 우리 당의 입장이니, 위원장은 상임위를 산회하지 말고 정회해달라"고 요청했다.

    같은 당 김성원 의원도 "국회의 존재이유는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것"이라며 "국민의 알 권리에 직면해 있기 때문에 운영위에서 긴급현안질의를 할 수 있도록 조치해달라"고 거들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 운영위는 간사 간의 합의에 따라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된 것"이라며 "의사일정이 협의된 것까지만 하고 종료하는 게 맞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윤재옥 간사가 언급한 것은 우리로서는 납득할 수 없는 요구라는 것을 말씀드린다"며 "정당 차원에서 주장하는 것은 알아서 마음대로 해도 되지만, 운영위의 운영은 상대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원칙대로 하는 게 마땅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여야 간의 논란이 심화되자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북한의 김영철 방한에 따른 국민적 관심이 엄청나게 집중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관 상임위에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부르지 않는다는 것은 국회가 국민을 위해 할 도리가 아니다"라며 "위원장으로서 임종석 실장이 오늘 오후 4시까지 운영위에 출석할 것을 요청하며 정회를 선포한다"고 의사봉을 두드렸다.

    상정된 법령 처리조차 못한 채 운영위가 기습적으로 정회되는 것은 물론 운영위원장이 비서실장의 출석 요구까지 하자, 청와대를 엄호하는데 실패한 집권여당 민주당 의원들은 난리가 났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게 뭐하는 거냐"며 "이런 게 어딨느냐"고 항의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법안 처리는 하고 나서 (정회를) 해야 한다"며 "언제 간사 간의 합의 없이 누구를 나오라 말라 한 적이 있느냐"고 소리쳤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위원장석까지 뛰쳐나가 항의했으나, 김성태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간사 의원과 바른미래당 간사 의원으로부터 요청이 있었다"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을 부르라"는 말만 남기고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고성을 지르며 서로를 격렬히 비판했다.

    민주당 이훈 의원이 한국당 의원석을 향해 "국회법 좀 공부하라"고 소리치자, 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분에 받친 듯 들고 있던 물건을 책상 위에 내동댕이 치면서 "당신이나 공부해"라고 맞받았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떼로 몰려나와 고성을 지르며 항의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왜 운영위를 이렇게 시장판으로 만드느냐"며 "이게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하고 있는 거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운영위가 법령 처리를 하지 못하고 정회되면서, 국회도서관운영규칙 개정 등을 설명하기 위해 일찌감치 회의장에 나와 대기하고 있던 허용범 국회도서관장 등은 씁쓸한 표정으로 발길을 돌렸다.

    여야의 극한 대치를 바라본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회의장을 나서며 "법안은 처리하고 (정회를) 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