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등 北 대표단 방한… 이방카와 동선 안겹쳐중재자 자처했지만, 대화 가능성 낮다고 판단한 듯
  • ▲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뉴시스
    ▲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뉴시스
    청와대가 폐막식에 참석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의 회담을 주선하지 않겠다고 22일 밝혔다. 

    청와대는 개막식 당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제1부부장의 비밀회담을 준비했지만 불발됐던 만큼 무리한 시도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강경한 대북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이에 불만을 가진 북한이 회담을 거부한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미북 대화 주선은 사실상 영향력이 없다고 자체 판단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북 중재자 역할에서 한 발 물러선 이유에 대해 "이미 만남을 시도했고, 시도하는 과정에서 두 나라가 (서로의) 상황에 대해 인식을 하고 갔기 때문에 후속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방카 고문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동선이 겹치지 않는다.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은 좀 어색하긴 하잖나, 만날 계획이나 기회가 없을 것"이라며 "양쪽이 접촉할 가능성이나 접촉할 상황도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북한의 방문 자체가 폐막식 참석만을 위한다고 보기 어렵지 않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북한의 통지문으로는 폐막식 참석이 목적으로 돼있다. 이번엔 정말 없다"고 답했으며 "청와대가 미북 접촉을 성사시키려는 시도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도 "이번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북한의 폐막식 참석은 아직까지 한국과 북한 중 어느쪽이 제안한 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방한 경로는 육로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대표단의 면담이나 대표단의 일정, 의전 수준 등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폐막식 당일인 25일날 방한해 27일까지 머무르는 만큼 이 중 대통령 면담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왕 내려오는 것이니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 발전 및 화해 등으로 여러 논의가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 면담에선 김영철 부위원장이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당 통일전선부장인 것을 감안해 카운터파트인 서훈 국정원장이 배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김영철 부위원장은 정찰총국장 시절인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을 지휘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정부가 김 부위원장의 방한을 수용한 데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영철이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이고 대한민국의 규제 대상이기도 하지만, 올림픽 성공을 위해 오는 것이니 대승적 차원에서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미국과의 문제는 우리가 미국에게 통보를 했고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반응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단장인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수행원 6명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