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맹(同盟)은 거래관계가 될 수 없지 않은가
  • 李 竹 / 時事論評家

    ‘차민규에게 0.01초란?’ 질문엔 “[나의] 짧은 다리”···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주에서 깜짝(?) 은메달을 따낸 그가 던진 말이다. 올림픽이란 이런 것 아니겠는가.

    평양 딴따라와 기생(妓生)들의 가방과 털옷과 구두와 노래·춤도, 이마팍에 피도 안 마른 백도혈통(百盜血統) 에미나이의 임신(姙娠)이, 또는 그 무슨 가면(假面)이 화제가 돼야 하는 건 분명 아닐 것이다. 올림픽 경기에 한 해서 만은 그러해야 한다고 많은 국민들은 믿고 있었다. 하여튼 이렇게 저렇게 ‘평창 동계올림픽’은 가고 있다. 그런데...

    이 나라 국가대표들의 중반 이후 선전(善戰)으로 인해 대관령의 칼바람마저도 열풍(熱風)으로 변하고 있다지만, 그 바람만큼보다 거센 태풍급 걱정이 목전(目前)이라고 한다.

    이 나라 ‘먹는’ 문제 중에 엄청나게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는 양키나라와의 장사, 즉 대미(對美) 수출에 태클이 걸릴 조짐이라는 소식이 들린다. 물론 그저 살림살이 팍팍하게 살아가는 국민들 입장에서 철강이며 반도체 등등이 내 주머니와 시장 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오히려 명동(明洞) 화장품 가게와 서소문·통인동 삼계탕 집과 여러 전철 역 등등을 들락날락거리는 뛔국의 유커(遊客)들이 더 값어치 있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불합리한 보호무역 조치에 대해서는 WTO(세계무역기구) 제소와 한·미FTA 위반여부 검토 등 당당하고 결연히 대응하라”는 말씀이 폼 나고 멋지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안보와 통상을 연계하지는 않겠다. 미국이 국제적 통상 룰을 위반한 것이 있다면 원칙대로 할 말은 하겠다...”는 씩씩한(?) 입장이 더욱 돋보인다.

    ‘평양의 것들’로 하여, 또한 그들이 발목을 깊숙이 담근 동계올림픽으로 인해 이 나라에서는 그 존재감이 별 볼일 없어진 북녘의 핵·미사일에 대해 요즘 들어 부쩍 양키나라의 근심이 커지고 있나보다. 그 초조감의 표현인지 신경질인지 이 나라와의 장사에 대놓고 화풀이 쪽으로만 흐르는 것 같다. 

    이 나라 언론에서는 그 저간의 사정을 너무 잘 알면서도 짐짓 ‘외교가’라는 정체 모를 취재원을 내세워 “한국이 새 정부 이후 대중(對中) 외교를 강화하고, 미국과 조율되지 않은 상황에서 급격하게 대북(對北) 관계 개선에 나서면서 미국이 안보와 통상 문제를 연계하려는 것 아니냐”고 흘리기도 한다. 또한 이렇게도 써댄다. “우연의 일치인지 아닌지 아직은 확실치 않다지만 무언가 심상치 않은 것은 사실이다...”

    언론의 속성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또한 현재 이 나라의 고위 공무원들과 공부가 깊은 ‘지도충’(脂盜蟲)들 입장에서야 이른바 ‘통상과 안보’는 연계될 수 없고, 연계해서도 안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무지렁이 국민들은 누가 봐도 그냥 딱 안다. ‘먹고’와 ‘사는’ 문제가 분리되는 게 아니라, ‘먹고 사는’ 문제라는 걸. 그리고 양키나라가 왜 그러는지도...

    더군다나, 혹시 이 나라 ‘촛불 정부’가 믿는 구석이 있어서, 구체적으로는 든든한 뛔국을 믿을 만해서 양키나라에 그렇게 떵떵 거리는 건 아닌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있다.
     
     “[한미동맹은] 1㎜도 오차가 없다”··· ‘국민의 군대’ 관리 총책임자가 호언장담하지만, 이미 동맹은 커다란 금이 가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이 나라 국민들은 벌써부터 알아왔다. ‘일반적인’(General) 자동차 공장의 결코 ‘일반적’이지 않은 사태에 대한 언론의 호들갑(?)을 그저 지켜볼 뿐이지만, 그 저간의 사정도 모르지 않는다.

  • 이런저런 일들이 벌어질 때, 특히 양키나라와의 동맹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 질수록 또렷하게 이 나라 앞에 불현 듯 나타나는 ‘그’를 추억한다.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가 양키나라를 떡 주무를 듯이 했던 이유, ‘벼랑 끝 전술’까지 써가며 ‘상호방위조약’이란 이름으로 동맹을 구체화·실체화할 수 있었던 배경이 무엇이었던가? 단순히 주고받는 ‘거래’(去來)였다면 가능했을까?

    양키나라와 공유(共有)했던 ‘반공(反共)·반(反)전체주의’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의 가치에 대한 ‘국민의 군대’ 통수권자로서의 확고한 신념과 입장, 그리고 그걸 양키나라가 믿게끔 진정성 있게 실천했기 때문 아니었겠는가. 결코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않는 올곧은 결기가 있었기에, 때로는 양키나라의 지도자와 장수(將帥)들을 꾸짖을 수도 있었지 않았나.

    ‘평화 올림픽’을 떠들어대는 얼간이들에게 그 분의 말씀을 들려주고 싶다.

    “짜집기 해서 이루어 놓은 평화는 미봉책에 불과하다” 또한...

    “우방의 도움이 가장 필요할 때가 어느 때인가? 적(敵)보다 더 강성해졌을 때 필요하단 말인가?”
      

    그의 반문(反問)을 결코 흘려버릴 수 없는 이 나라 현실이다. 


    <이 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