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美 부통령 방한때보다 격 높아져…'사후약방문'이란 비판도
  • ▲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
 고문. ⓒ뉴시스 DB
    ▲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 고문. ⓒ뉴시스 DB
    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 고문의 방한과 관련 청와대가 정상급 의전을 예고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2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오는 23일 이방카 고문이 대통령을 예방하고 만찬을 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만찬은 외빈을 모시는 장소인 상춘재에서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 올림픽 대표단 자격으로 오시는 것이니 극진히 모셔야 하지 않겠느냐"며 "상춘재가 가진 의미를 잘 해석해달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오는 23일 오후에 입국할 예정인 이방카 고문의 의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가 상춘재라는 장소를 공개한 것도 이같은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는 그간 격을 높여 외빈을 모시는 자리에 청와대 상춘재를 활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집권한 후 정당 대표, 원내대표, 주요 기업인 등을 만나는 몇 번의 자리에만 상춘재를 활용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국빈 방문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10분 간 친교 산책을 한뒤 김정숙·멜라니아 여사와 상춘재에서 함께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이방카 고문도 비슷하게 예우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이에 주무부처인 외교부 역시 정상급 의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창 동계 올림픽을 맞아 정상급 의전을 위해 구성했던 의전 TF를 재가동해 이방카 고문에 의전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방카 고문에 대한 의전이 잘 될지는 의문인 상태다. 지난 9일 북한 김여정이 방문하면서 꼬여버린 '의전 프로토콜' 때문이다.

    이방카 트럼프 고문의 방한을 외교부에서 담당하고 정상급으로 의전한다는 현재까지 청와대 입장을 종합한다면, 이방카 고문을 영접하는 인사는 외교부에서 가장 높은 인물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김여정 일행의 방한 당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나가서 영접한 것과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방한 당시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이 맞이한 적이 있다. 때문에 특보 자격인 이방카 고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내보낸다면, 미국의 실질적 2인자인 펜스 부통령과 급이 역전되는 상황이다. 청와대로서는 딜레마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 '사후약방문' 이라는 지적이 뒤따르는 대목이다.

    이때문인지 청와대는 되도록 말을 아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방카 고문과 관련된 정부 관계자 일정이 있으면 해당 부처가 브리핑을 할 것이고, 만찬 이외에 청와대 관계자 일정이 저희가 별도로 브리핑할 것"이라며 "이방카 고문의 일정에 대해 향후 확정되면 다시 브리핑 하겠다"고만 답했다.

    김정숙 여사와 이방카 고문의 일정을 비롯해 장하성 실장과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이렇다할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