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 "시민들이 이 책을 통해 서울의 역사와 문화에 더 쉽게 접근하는 계기가 되길"
  • ▲ 서울역사편찬원이 '지하철을 탄 서울사(史)'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편찬원은
    ▲ 서울역사편찬원이 '지하철을 탄 서울사(史)'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편찬원은 "지하철 역명을 통해 근대 이전의 정치·경제·문화 등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역사편찬원 제공

    서울역사편찬원이 '지하철을 탄 서울사(史)'를 발간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책은 서울시내 지하철역에 얽힌 서울의 역사와 문화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편찬된 대중서다. 편찬원은 이 책을 바탕으로 서울역사강좌를 열고 참여자들과 답사를 나갈 예정이다.

    서울 지하철은 1974년 8월 15일, 1호선 개통을 시작으로 지난 45년 간 충실히 '시민의 발' 역할을 해왔다. 서울 지하철의 각 역명은 지명과 인명, 사건과 관련해 지어졌다. 따라서 서울 지하철 역명은 단순히 교통시설의 기능만이 아니라 역이 위치한 곳의 역사·문화적 배경과 시민생활의 변천사를 알아볼 수 있는 이정표라 할 수 있다.

    조선시대 관청 이름에서 따온 경우가 대표적이다. 3호선 남단에 위치한 잠원역은 한자로 쓰면 '蠶院'이다. 이는 조선시대 뽕나무와 누에를 기르던 국립양잠소 '잠실도회'와 공무차 여행을 떠나는 관리나 상인들을 위해 국가에서 설치한 숙박시설 '원'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소금창고가 있던 염창역, 관리들에게 녹봉을 지급하던 광흥창역, 한강 나루터와 관련된 마포역·한강진역·광나루역·노량진역, 봉수와 역참이 있던 역삼역·양재역·봉화산역 등이 눈에 띈다.

    제기동역·동묘앞역은 조선시대 제례에서 비롯된 역명이다. 현재 서울시내에 남아있거나 사라진 불교 사찰에서 따온 봉은사역·청량리역·미아역·천왕역 등과 같은 역 이름도 있다. 또한 장승배기역·당고개역과 같이 민간신앙에서 유래한 곳도 있다.

    이처럼 역명을 통해 근대 이전의 정치·경제·문화 등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다는 게 편찬원의 설명이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를 펼치면 수많은 대학교명을 딴 역명을 볼 수 있다. 이는 1945년 해방 이후 대학 설립의 역사를 이해하는 좋은 단서가 된다.

    또한 건국과 함께 생겨난 육군 이야기를 담고있는 화랑대역, 국제체육대회와 함께한 종합운동장역·올림픽공원역·월드컵경기장역, 한국 공업의 역사를 간직한 구로·가산디지털단지역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경제·문화적 발자취를 볼 수 있다.

    '지하철을 탄 서울사(史)'는 약 300페이지 분량이다. 다채로운 사진과 그림으로 구성돼 있다. 서울도서관 지하 1층 서울책방과 교보문고·영풍문고 등 시중문고에서 1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서울 시내 각 도서관에는 무상배포될 예정이다.

    서울역사편찬원 김우철 원장은 "시민들이 이 책을 통해 서울의 역사와 문화에 더 쉽고 가까이 접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더 좋은 강좌와 역사서를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