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개최 당시 北, 美 접촉하려다 돌연 취소… 우리 정부는 사실확인에도 소극적
  •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뉴시스
    ▲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뉴시스
    청와대가 21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회담하려다 북한이 돌연 취소했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대해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미국 언론과 국무부는 이 같은 사실을 밝혔지만 청와대는 한발짝 물러나 사실을 숨기려 한 것으로 보인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 관련 문의가 많다"며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사항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가 앞서 국내외 언론 보도가 사실이 아닐 경우 정정보도 요청으로 대응하던 모습을 고려할 때 이번 보도의 내용에 대해선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펜스 부통령이 지난 10일 김 부부장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을 비공개 회담할 계획이었지만 회담 2시간 전 북한이 취소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펜스 부통령의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와 더불어 방한시 탈북자들을 면담한 것에 불만을 갖고 비밀회담을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닉 에이어스 부통령 비서실장은 "북한은 펜스 부통령의 메시지가 유화돼 올림픽을 통한 선전 활동을 기대하고 처음 접촉에 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펜스 부통령이 방한 첫날부터 북한에 강도 높은 압박 캠페인을 이어가면서 생각이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펜스 부통령은 (북한과 회담할) 기회를 잡을 준비가 돼있었고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한 미국의 우려를 강조하려고 했다"며 "미국은 북한이 이런 기회를 잡는데 실패해 유감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