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주관식 여론 조사에서 ‘북한’ 지목…러시아·중국·이란의 2배 이상
  • 북한의 유명한 선전포스터. 북한은 김일성 시절부터 미국에게 '주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 북한의 유명한 선전포스터. 북한은 김일성 시절부터 미국에게 '주적'으로 인정받고 싶어했다. ⓒ北선전매체 화면캡쳐.
    "미국을 우리의 주적으로 삼고 싶다"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소원이 마침내 이뤄진 걸까. 미국인의 51%가 북한을 ‘주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이 같은 대답을 했다고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 19일 밝혔다.

    ‘갤럽’은 2월 1일부터 10일 사이에 실시한 ‘연례국제문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면서 “미국인들의 51%가 전 세계 국가 가운데 미국의 최대 적은 누구냐는 질문에 러시아, 중국, 이란보다 북한이라고 답했다”면서 “이는 2016년 당시 ‘북한’을 주적이라고 답한 16%년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갤럽’ 발표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 가운데 58%,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45%가 북한을 미국의 주적이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갤럽’ 측은 “미국의 주적을 묻는 질문은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이었다”면서 “올해 설문조사 결과는 예년과 달리 특정 국가(북한)를 미국의 적으로 지목한 답변이 상당히 많았다”고 설명했다.

    ‘갤럽’ 측은 “2016년부터 지금까지 미국과 북한이 서로 대립하며, 북한이 ‘핵전쟁’ 위협까지 가하는 등 양측 간의 긴장이 고조돼 왔으므로 미국인들로부터 이런 답변이 나온 것이 특별한 일은 아니다”라고 풀이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미국의 주적으로 중국을 꼽은 응답자는 11%, 러시아라고 답한 사람은 19%로 북한과 2배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고 한다. ‘갤럽’은 “응답자들이 북한에 이어 미국의 주적으로 꼽은 나라들은 러시아, 중국, 이란 등으로 모두 북한과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 美여론조사기관 '갤럽'이 공개한 과거 '미국의 주적' 응답자 추이. ⓒ美갤럽 관련보고서 화면캡쳐.
    ▲ 美여론조사기관 '갤럽'이 공개한 과거 '미국의 주적' 응답자 추이. ⓒ美갤럽 관련보고서 화면캡쳐.
    ‘갤럽’은 “2001년부터 2008년까지 같은 여론조사에서는 주적 또는 두 번째로 꼽힌 나라가 이라크였다”면서 “2001년 여론조사 당시 ‘이라크가 미국의 주적’이라는 응답자가 38%였는데 이후 미국은 이라크와 전쟁을 벌였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갤럽’의 설명에 따르면, 북한은 2005년에도 미국의 주적으로 꼽힌 바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처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북한을 지목한 점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봤다.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의 개입설이 돌 때나 이라크와의 전쟁 전에도 해당 국가들을 미국의 주적으로 꼽은 응답자가 많았지만 그때도 절반이 가까운 숫자는 아니었다는 지적이다.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 같이 나왔다는 점은 북한 김정은의 대미 핵공격 위협이 감당할 수 없는 역풍이 돼 북한으로 되몰아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징후여서 주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