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과 일대일 구도 만들라" 커지는 목소리… 유승민 대표와 호남이 변수
  •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8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를 예방한 국민의당 안철수 신임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8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를 예방한 국민의당 안철수 신임 대표와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6월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등록이 내달 2일부터 시작되지만, 범야권의 인물난 속에 경쟁력 있는 마땅한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자칫 지방선거에서 완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커지면서 야권에서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선거 연대가 특단의 대책으로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미니 정당과의 선거연대는 없다"고 일축하고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는 "생각해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끝까지 가봐야 안다"는 시각이 많다. 

    야권의 분열로 보수 유권자 표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으로 나뉘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뿐이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여야의 일대일 구도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만약 느슨한 형태의 선거 연대가 진행된다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전략적으로 지역을 선택해 후보를 낼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장에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가 출마하면 자유한국당은 서울시장에 후보를 내지 않고, 대신 자유한국당이 인천시장과 경기도지사에 후보를 내면 바른미래당은 후보를 내지 않는 식이다. 서울시장과 대구시장 간의 거래 가능성도 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안 전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하고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하는 배경 역시 자유한국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겠느냐"고 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연대를 한다면 대놓고 하기보다는 암묵적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며 "후보가 막판에 사퇴하는 그림도 가능하다"고 했다. 

    양당 지도부가 연대는 없다고 여러 차례 못 박은 게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그렇다고 연대 가능성을 0%로 완전히 차단한 건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은 "저희가 먼저 연대를 꺼내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작은 정당들이 살기 위해 큰 당과, 또는 집권당을 견제하기 위해서 어떤 안을 내놓을 수는 있다"고 했다.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도 "우리 당은 중도개혁이라는 큰 항아리와 같다"며 "한국당 소속 의원이 우리 당의 정강정책에 동의하고 반성적 태도로 다가온면 얼마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해 여지를 남겼다. 

    양당 모두 상대가 먼저 선거 연대 등을 제안해 온다면 거부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정치권 관계자들도 선거연대 외에 묘수가 떠오르지 않는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자유한국당 관계자는 선거연대가 어려운 원인으로 "그동안 배신자라고 비난했던 유승민 대표가 바른미래당 얼굴로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적폐 세력이라고 비난했던 자유한국당과 연대한다면 호남은 이제 버리겠다는 의미가 될 수 있어 녹록지만은 않은 상황"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