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들 “틸러슨 美국무, CBS 인터뷰서 北과 대화의지 밝혀” 주장
  • ▲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美CBS의 '60분'에 출연해
    ▲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지난 18일(현지시간) 美CBS의 '60분'에 출연해 "북한과의 대화를 위한 당근은 없으며 오직 채찍만 쓸 뿐"이라고 강조했다. ⓒ美CBS 60분 영상 캡쳐.
    20일 한국 일부 언론들이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美CBS ‘60분’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가리켜 “우리가 북핵 해결을 외교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라고 지칭한 것이 그 근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해외 언론들은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에게는 당근 없이 채찍만 휘두를 것”이라고 밝히며 대북압박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했다.

    美CBS의 ‘60분’ 프로그램 스크립트를 확인한 결과 “김정은은 북핵을 외교적으로 해결할 때 함께 일해야 할 사람”이라는 표현은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먼저 한 것이 아니라 인터뷰 진행자가 연거푸 질문한 내용 가운데 일부였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이 질문에 “우리도 그들과의 외교적 협상을 통해 성과를 내고 싶기는 하다”면서도 “하지만 우리가 대체 어떻게 북한이 외교적 협상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알겠느냐? 그들이 정말 (북핵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됐느냐? 그들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준비를 할 때까지 우리는 대북압박을 더욱 강력히 추진할 것”이라고 답하며 “곧 새로운 제재도 내놓을 것”이라고 답했다.

    사실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美CBS의 ‘60분’에 출연해 밝힌 내용은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끌고 나오기 위해 미국은 당근 없이 채찍만 사용할 것”이라는 말이 핵심이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0일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CBS의 시사 프로그램 ‘60분’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대화의 장에 나오도록 설득하기 위해 어떤 당근을 제시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당근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면서 관련 내용을 요약해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북한은 우리가 커다란 채찍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과 동맹국들이 강력한 경제 제재를 비롯해 대북압박을 시행 중이며 이것이 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 ▲ 지난 12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 ⓒ美국무부 유튜브 채널 캡쳐.
    ▲ 지난 12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기자회견을 갖는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 ⓒ美국무부 유튜브 채널 캡쳐.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본인의 임무는 미국의 외교 수장으로서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계속 채널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을 알도록 하는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북한에게 할 말이 없으므로 많은 메시지는 보내지 않고 있으며, 북한이 먼저 신호를 보내오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또한 “북한이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북한 측이 우리에게 알려올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처럼 틸러슨 美국무장관의 인터뷰 발언에는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고대하며 요구를 들어줄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은 없다. 오히려 그는 “북한이 변하지 않는다면 채찍을 휘두를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이집트를 방문한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미국과 북한 간의 대화 성사는 북한의 결정에 달렸다”면서 북한의 핵개발 우선 포기를 요구한 데서 변함이 없다.

    북한은 여전히 미국과의 대화에 아쉬울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17일 北선전매체 ‘노동신문’은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 하지 않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급해지는 것은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미국과 북한 당사자보다 양측의 대화에 더욱 조급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다름 아닌 문재인 정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