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미국의 수입 규제 확대로 수출 전선 우려… 보호무역조치에 결연히 대응해야"
  •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여민1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청와대 여민1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의 보호무역조치에 대해 "WTO 제소와 한미FTA 위반 여부 검토 등에 대해 당당하고 결연하게 대응해나가야 한다"며 "한미FTA 개정협상을 통해서도 부당함을 적극 주장하기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19일 청와대 여민1관에서 열린 대통령 주재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정부와 기업이 합심하여 노력하면 얼마든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철강, 전자, 태양광, 세탁기 등 우리 수출 품목에 대한 미국의 수입규제 확대로 해당 산업의 국제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수출 전선에 이상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수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지난 16일 미국 상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한국을 포함한 12개 국가의 철강 수입에 대해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최근 미국은 화학제품·반도체·세탁기 등의 품목도 한국에 대해 통상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긴급수입제한조치)를 풀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이는 청와대 참모들도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던 내용으로 대통령이 직접 경제문제를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같은 자리에서 중국에 대해서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중국은 최근까지도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우리 기업들에 제재를 가하고 있다. 청와대 고민정 부대변인은 같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정 중국 특별대표 접견 당시 "롯데 등 우리 기업들이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중국 성장의 온기가 우리 기업들에게도 미칠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했다.

    미국과 중국 양쪽 모두에 무역제재 및 압박을 받고 있다고 인지하면서도 공식적인 회의석상에서 미국을 겨냥해서만 불편함을 드러낸 것이다.

    문 대통령은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혁신성장을 더욱 속도감있게 추진해야 한다"며 "한편으로는 신북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의 적극적인 추진을 통해 수출을 다변화하는 기회로 삼아나가야할 것"이라고 했다. 신북방정책은 러시아·중국 등과 경제 협력으로 우리 경제의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구상 중 하나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한국 GM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으로 군산지역경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조선소 가동중단에 이어 군산지역으로서는 설상가상의 상황"이라며 "범정부 차원에서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함께 군산경제 활성화 TF를 구성하고 군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산업위기 대응 특별지역, 고용위기지역 지정 등 제도적으로 가능한 대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며 "실직자 대책을 위해서는 응급 대책까지 함께 강구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