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금네달 땄어! 이제 가족 여행 가자"
  • 가공할 만한 '막판 스퍼트'로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최민정(21·성남시청) 선수. 경기장에선 '냉혹한 승부사'로 불리며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던 그녀도 엄마 얘기가 나오자 금세 얼굴이 밝아졌다.

    17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빛 질주를 마친 뒤 공식 인터뷰에 나선 최민정은 '올림픽 경기인데 어머니께 보러 오라는 얘기는 안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경기장에)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니까 엄마가 기도 드린다고 그랬는데, 오늘은 오셨다"며 "제가 말했던 게 신경이 쓰이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선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엄마, 나 금네달 땄어! 이제 가족 여행 가자"란 말을 남겼던 최민정은 '희망하는 행선지가 어디냐'는 질문을 받자 대번에 "엄마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싶다"며 웃음을 지어보였다.

    "엄마는 너무 힘드셨는지, 휴양지를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시합이 끝나면 항상 입술이 부르터 있어요. 엄마가 힘들어 하시니까 그런 점에선 죄송하죠."


    최민정은 "올림픽을 1~2주 앞두고 엄마가 손편지를 써주셨다"며 "힘들때마다 시합 전마다 편지를 읽으면서 위로를 받고 힘을 냈다"고 밝혀, 엄마의 사랑이 깃든 손편지가 가장 큰 도움이 됐음을 강조했다.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너를 항상 믿고 있으니까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즐겼으면 좋겠다'는 얘기들을 적어 주셨어요."


    최민정은 '500m 경기에서의 아쉬움을 잘 극복한 것 같다'는 말에 "500m는 원래 도전하는 종목이기도 했고, 결과적으로 후회는 없다"면서 "4종목 중에 하나일 뿐이라는 생각에 빨리 잊으려고 했고, 또 많은 분들이 힘내라고 해주셔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