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명예회복 원한다면 당이 적극 돕겠다" "오세훈, 당 위해 몸을 던질 수 있는 분"
  •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국무총리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김재원 원내수석, 주호영 정책위의장(당시)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시절 국무총리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김재원 원내수석, 주호영 정책위의장(당시)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는 모습(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설 연휴를 앞두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6·13 지방선거에 출마시킬 '선수'와 관련해 자신감을 표출하자, 인지도가 높은 '거물'들이 전면에 나올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완구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 이인제 전 최고위원, 김태호 전 최고위원 등이 대상인데, 이들의 출마가 현실화될지는 여러 여건상 각자 차이가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일각에서 지방선거에 대비해 거물 정치인을 차출하는 방안이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할 정치신인이 영입되지 않고 있어, 차라리 참신성보다는 거물급 정치인의 압도적 후보 인지도로 선거를 치르는 게 옳지 않느냐는 고민 끝에 나온 방안으로도 해석된다는 관측이다.

    이에 따르면, 이완구 전 총리(충청남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서울), 이인제 전 최고위원(충남), 김태호 전 최고위원(경남)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완구 전 총리는 지난해 연말 대법원에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무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같은날 무죄 판결을 받은 홍준표 대표의 표현을 빌리자면 "음해와 질곡에서 벗어난" 셈이다.

    당시 홍준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이완구 전 총리도 명예회복을 원할 것"이라며 "명예회복을 원한다면 당에서 적극 돕도록 하겠다"고 천명했었다.

    정치인에게 있어서 명예회복이란 선거에 나가 국민에 의해 선출되는 것만큼 확실한 명예회복은 달리 없다. 충남도지사 출마와 관련해, 현역 의원인 정진석 전 원내대표, 홍문표 사무총장, 김태흠 최고위원, 이명수 의원 등이 출마와 거리를 두고 있는 가운데, 이완구 전 총리가 유력한 카드로 부상할 수밖에 없는 국면이다.

    하지만 이완구 전 총리는 오랜 법정투쟁 과정에서 심신이 다소 지친 것으로 알려져, 광역단체장 선거에 바로 나갈 수 있는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지난 2012년 총선을 앞두고 갑자기 발병한 혈액암과 싸워 이긴 의지의 정치인 이완구 전 총리는, 지난 2016년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암이 재발해 항암치료와 법정투쟁을 병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선거구가 넓은 충남에는 이인제 전 최고위원을 투입하고, 이완구 전 총리는 박찬우 전 의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무효가 된 충남 천안갑 재선거에 투입한다는 그림도 나오고 있다.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충남 출신의 대표적인 대권주자로, 지난 1997년 대선에서는 493만 표를 획득하는 저력을 발휘한 인지도 높은 거물 정치인이다.

    다만 1997년 대선이 벌써 11년 전 일이라는 점에서, 이인제 전 최고위원이 과연 지금 충남지사에 출마하면 승산이 있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당내에 없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장 후보에 오세훈 전 시장, 경남지사 후보에 김태호 전 최고위원도 정치권 관계자들의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지난 14일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오세훈 전 시장을 가리켜 "우리 당의 제일 중요한 자산이고 이 당을 이끌어갈 지도자감"이라며 "종로 선거에서 한 번 실족했다고 해서 정치생명이 끝난 게 아니고 얼마든지 당을 위해서 헌신할 기회가 오면 몸을 던질 수 있는 분"이라고 극찬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현실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지만 최근 바른미래당 통합을 앞두고 바른정당을 전격 탈당했다. 굳이 당적(黨籍) 정리까지 한 것을 보면 언제든 현실정치에 복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때마침 한국당 서울 종로 당협위원장까지 공석으로 비어 있어 정치권에서는 각종 추측이 분분하다.

    경남지사는 안대희 전 대법관과 박완수 의원 등 여러 카드가 돌고돌다가, 김태호 전 최고위원이 최근 지역 의원들 사이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경남 거창 출신 거물정치인으로 경남도지사를 거쳐 국무총리에 지명된 바 있다.

    친노·친문 세력의 총본산인 경남 김해을에서 친노 후보를 꺾은 적도 있어, 어려운 여건에서 치러지는 선거에 적격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미 경남도지사를 두 번이나 했는데 대권주자로까지 거론됐던 입장에서 다시 경남도지사를 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이와 관련해, 홍준표 대표는 최근 자신이 경남도지사를 했을 때 행정부지사를 맡았던 윤한홍 의원을 후임 경남지사 후보로 내세우려는 기미가 역력하다는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김태호 카드'는 현실화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홍준표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경남도지사 선거는 홍준표의 재신임을 물을만한 후보가 같이 나간다"며 "재신임에 가장 걸맞는 사람을 후보로 정해서 경남 18개 시·군을 같이 함께 뛰어보겠다"고 천명했다.

    아울러 "(후보를 벌써) 누구라 하기는 어렵지만 윤한홍 의원은 (내가 경남도지사로) 4년 4개월 재직하는 동안 3년을 같이 일했다"며 "내가 경남지사 시절에 했던 모든 업적의 실무책임자는 윤한홍 행정부지사"라고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