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자택 대책회의서 "기어코 나를 구속하겠다는 것이냐" 분노
  • ▲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장다사로 전 기획관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청구는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뉴시스 사진DB
    ▲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장다사로 전 기획관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청구는 법원에 의해 기각됐다. ⓒ뉴시스 사진DB

    평창동계올림픽을 유치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민통합이라는 대승적 차원에서 개막식과 리셉션 만찬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과 인사까지 나눴는데도, 올림픽 기간 중 검찰의 '정치보복 하명(下命)수사' 올가미가 계속해서 죄어들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최근 아들 시형 씨 등이 있는 자리에서 올림픽 기간에도 전방위적으로 진행되는 '정치보복 수사'에 강한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현직 대통령 간의 갈등이 어떤 국면으로 이어질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재정적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15일 전격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엄철 당직판사는 이날 이병모 국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3일 이병모 국장을 증거인멸과 특경법상 횡령·배임, 대통령기록물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긴급체포한데 이어, 14일 구속영장을 신청한 바 있다.

    이날 이병모 국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지난 1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한숨 돌렸던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긴장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시 장다사로 전 기획관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권순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혐의 소명 정도에 비춰 피의자가 죄책을 다툴 여지가 있고, 주거가 일정하며 소환에 응하고 있어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서 이명박 전 대통령을 가장 오랫동안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것으로 알려진 장다사로 전 기획관을 구속하려는 검찰의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일단의 '정치보복 하명수사'가 혐의 소명 부실로 계속해서 영장신청이 기각되면서 벽에 부딪치자, 검찰이 연휴 기간을 이용해 영장전담판사 대신 당직판사에 의한 영장 발부를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법조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이날 구속된 이병모 국장이 긴급체포된 13일,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아들 시형 씨 등이 배석한 가운데 측근들과 검찰 수사에 대응하는 회의를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은 "검찰이 기어코 나를 구속하려는 것이냐"며 강한 분노를 표출한 것으로 알려져,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의 향후 대응 방향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