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단일화 불투명' 李 출마 여부 관건…범사련 "우파 후보 추천 기구 간 분쟁 없도록 할 것"
  •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우). ⓒ뉴데일리 DB
    ▲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좌)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우). ⓒ뉴데일리 DB

    6·13 지방선거를 4개월 앞두고 재선 도전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과 우파 진영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주호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의 빅매치가 성사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교육감 예비후보 등록 접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서울교육감 우파 진영 후보로 이주호 전 장관, 이준순 전 서울교총회장, 이대영 무학여고 교장(전 서울시 부교육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17대 국회의원·교과부 장관을 역임하고 현재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이주호 전 장관이 조희연 교육감에 유일하게 맞설 수 있는 우파 진영의 후보라는 평이 많다. 다만 그는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바른사회운동연합·한반도선진화재단이 공동주관한 '교육감의 조건' 세미나에 참석한 이 전 장관은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입장을 말씀해주실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 자리에서 언급하기에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즉답을 피하기도 했다.

    교육부 소식에 정통한 한 인사는 "다른 지역에 비해 서울시교육감은 상징성이 월등히 높고, 현 정부와도 강하게 싸울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런 소신 있는 인사가 몇이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소신 뿐만 아니라) 현직 프리미엄을 가지고 있는 조희연 교육감을 꺾을 만한 인지도나 중량감도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주호 전 장관 외의 사람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를 앞둔 현재의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주호 전 장관이 출마를 망설이는 이유로 세 가지를 꼽았다.

    "첫째는 단일화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조 교육감은 어떻게든 단일화를 이끌어낼 것인데, 보수에서 이번에도 후보가 난립하면 100% 지는 게임이다. 이 전 장관 입장에서 검토를 안 할 수 없다. 둘째는 이 정부의 패러다임인 '적폐와 비적폐' 싸움이다. 이 전 장관이 출마하면 좌파에서는 그에게 어떻게든 적폐 프레임을 씌울 것이다. 정치적 파장에 휩쓸릴 위험성이 있다. 셋째로는 이 전 장관이 이러한 공격을 견뎌내고 조 교육감과 일 대 일로 붙었을 때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그러나 인지도나 능력 면에서는 조 교육감에게 절대 뒤지지 않는다."

    좌파 진영에서는 현재 조희연 교육감 이외에 해직교사 출신인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이 지난 1월 말 서울시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안철수 캠프 출신인 조영달 서울대 교수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결국 조 교육감 단일화로 후보가 귀결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누가 보더라도 조희연 압승인데 전교조가 이성대를 (후보로) 냈다는 것은 '우리가 그냥 밀어주지 않겠다', '우리와 관계를 확실히 하지 않으면 조직적으로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따라서 이번 6월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조희연 교육감의 재선이냐, 아니면 우파 진영의 교육감 탈환이냐'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최근 우파 진영에서는 '이번에도 단일화에 실패해 4년 전 악몽을 재현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우려가 많다.

    실제 지난 2014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좌파 진영 단일후보로 나선 조희연 교육감이 득표율 39%를 기록해 당선된 반면, 우파 진영은 문용린(31%), 고승덕(24%), 이상면(6%) 등 후보들의 총득표율이 과반을 상회했음에도 패배하고 말았다.

    현 상황도 썩 좋지는 않다. 우파 진영에서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이런교육감선출본부(이선본)·좋은교육감추대국민운동본부(교추본) 등 우파 교육감 후보 추천 기구가 산재해 있다는 점을 여러 언론들이 지적하고 있다.

    범사련 측은 만일 이 전 장관이 우파 단일후보로 출마해 조희연 교육감과 단일후보로 경쟁할 경우, 이 전 장관의 서울교육감 당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당사자인 이 전 장관이 출마를 결심하지 않는다면 후보로 추대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 전 장관의 의사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범사련은 일각에서 우려하는 '우파 진영 후보추천단체 분쟁'의 논란을 격화시키지 않기 위해 가급적 의사표명을 아끼겠다고도 했다.

    이갑산 범사련 대표는 후보 난립 우려와 관련해 "단일화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우파가 (교육감선거에서) 실패했다"며 "단일화로 되레 분열했기 때문에 우리는 광범위한 여론에 의해 대세가 이 사람에게 있다고 판단되는 분을 추대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