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이주영 등 중진의원 요구한 연석회의 개최안 전격 수용
  • ▲ 과거 개최됐던 당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공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이주영 의원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과거 개최됐던 당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공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이주영 의원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5선의 이주영 의원을 비롯한 일단의 자유한국당 중진의원들이 요청한 중진의원연석회의 주장이 관철됐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12일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다음주 수요일(21일)에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참여하는 원내전략수립중진연석회의를 열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한국당 중진의원 7인이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 개최를 거부한 홍준표 대표를 향해 비판의 수위를 높인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중진연석회의 개최 여부를 둘러싸고 당내에 전운이 고조되고 있었다.

    한국당 정갑윤 이주영 심재철 의원(이상 5선)과 정우택 홍문종 유기준 나경원 의원(이상 4선) 등 중진의원 7인은 이날 발표한 합동성명서에서 최고·중진연석회의 주재를 거부한 홍준표 대표를 향해 "현 정권의 독선적이고 잘못된 국정운영방식과 무엇이 다르냐"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이들 중진의원들은 성명서에서 "국민들은 국체(国体)를 뒤흔드는 문재인정권의 독선과 실정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는 제1야당의 현주소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며 "한국당이 국정 전 분야에서 나타나는 현 정권의 실정으로 이반되는 민심을 담아내야 하는데, 현재의 한국당은 국민에게 유일 대안 수권세력으로 인식되지 못한 채 지지율 답보를 면치 못하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런 상황에서 당대표라면 쓴소리든 바른소리든 가리지 않고 경청하고 당원에게 신뢰와 희망을 불어넣고 국민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넓혀나가야만 한다"며 "시종일관 원맨쇼하듯이 당을 이끌고 충정어린 비판을 인정하려 들지도 않는 독선적 태도로 어떻게 대체수권세력으로 인정받을 것인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들은 지난 8일 중진의원 12명의 연명으로 제출됐던 최고·중진연석회의 개최 건의에 대한 홍준표 대표의 대답이 부적절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당시 중진의원들이 "구국과 구당의 마음으로 그간 중단됐던 최고·중진연석회의의 개최를 요청한다"고 건의하자, 홍준표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연명 건의서에 이름을 올린 중진의원들을 △부패로 내사를 받는 사람 △중진이면서 당협위원장에 떨어진 사람 △자기 상가(喪家) 안 왔다고 방송에 나가 대표를 비난하는 사람 △원내대표 꼴찌하고도 반성도 하지 않고 나서는 사람 △당이 어려운데도 지방선거에 나가지 않고 꽁무니 빼는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이날 성명서를 낸 중진의원 7인은 "오직 당과 나라를 걱정하는 차원에서 제기한 중진의원들의 합당한 요청을 인신공격적 언사마저 동원해 걷어차버렸다"며 "당대표가 취해야 할 자세로는 있을 수 없는 오만함"이라고 반격했다.

    중진의원들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최고·중진연석회의의 개최를 재차 압박했다.

    이들은 "최고·중진연석회의를 비롯한 당의 회의체들이 활성화돼 현안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기를 거듭 요구한다"며 "당대표는 많은 경험과 깊은 애당심을 가진 다선의원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당의 진로를 함께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당대표 1인의 사당(私黨)적 욕심 때문에 대한민국 유일 보수적통 정당인 자유한국당이 지리멸렬의 길을 계속 걸어갈 수는 없다"며 "홍준표 대표는 적극적인 당내 의견수렴을 통해 지지층의 외연확대에 나서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전격적으로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참석하는 원내전략수립중진연석회의를 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홍준표 대표와 김성태 원내대표 사이에는 긴밀한 교감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홍준표 대표가 중진의원들을 향해 전격적인 휴전(休戰) 제안과 함께 화해의 손짓을 보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 당내 일각에서는 김성태 원내대표와 긴밀한 관계에 있으면서 홍준표 대표와 당무 전반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무성 전 대표최고위원이 나서 더 이상의 확전(擴戰)을 막는 차원에서 중재안을 냈다는 설도 나온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전략수립중진연석회의 개최 사실을 알리며 홍준표 대표를 적극 두둔하고 나섰다.

    이 자리에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홍준표 대표도 일부러 중진의원들을 배제하려고 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며 "홍준표 대표는 지방선거를 맡고, 나는 원내에서 대여투쟁을 맡기로 했으니 내가 모셨어야 하는데 (중진의원들을) 잘못 모신 탓"이라고 자책했다.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든 양측 사이에 전격적으로 절충점이 마련됨에 따라, 내홍으로 치닫던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중진의원들 사이의 갈등은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중진의원연석회의 개최를 압박하며 이번 1~2차 연판장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한국당 이주영 의원의 리더십은 재평가를 받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당 의원실 관계자는 "그동안 이주영 의원의 외유내강(外柔內剛)한 면모 중에서 유(柔)한 모습만 도드라졌었는데, 이번에 중진의원들의 연판장을 주도하는 등 확실히 강(剛)한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며 "당대표의 '솔로플레이'에 일단 제동을 걸면서 당이 살아있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높이 평가될 것"이라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