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가면 아닌 미남 가면"이라는 통일부 해명에 네티즌 발끈"김일성 가면을 김일성 가면으로 못 부르는 사회..이게 나라냐?"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책임자 문책·사과 요구" 청원 줄이어
  • 지난 10일 오후 북한 응원단이 응원 도구로 사용한 정체불명의 '가면'이 연이틀 대한민국 전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통일부에서 "해당 가면은 북한 응원단이 '휘파람'이란 노래를 부를 때 남자 역할 대용으로 사용한 '미남 가면'"이라며 '김일성 가면설'을 일축하고, 이 사실을 최초 보도한 매체가 "보도 내용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까지 밝혔지만, 가면의 실체를 둘러싼 네티즌간 공방은 여전히 식을 줄 모르는 기세다.

    일부 네티즌은 '가장 중요한 본질은, 김일성을 연상시키는 가면을 남북단일팀 응원도구로 쓴 것이 과연 적절했느냐는 것'이라는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의 말을 인용하며 애당초 시비에 휘말릴 소지가 있는 사진을 사용하고 이를 허락한 북한 응원단과 우리 정부를 싸잡아 비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반면 친여 성향의 네티즌들은 "상식적으로 북한 사람들이 신성시 여기는 김일성의 얼굴을 응원 도구로 사용할리 만무한 사안을 놓고, 일부 세력이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며 "악의적인 여론 조작을 즉각 중단하라"는 엄포를 가하는 모습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설전(舌戰) 무대가, 포털사이트 게시판에서 점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번 '김일성 가면 논란'과 관련, 수십여건의 청원이 올라온 상태다.

    어떤 이들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실관계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선정적인 제목으로 독자들을 유인한 언론의 횡포를 더는 두고 볼 수가 없다"며 가짜뉴스 생산 언론사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 제정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고, 또 다른 이들은 "김일성 가면 기사 쓴 기자를 직접적으로 처벌해달라"거나 "해당 매체의 평창 동계올림픽 취재를 원천 금지해달라"는 등의 극단적인 요구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우선적으로 논란거리가 될 가면을 가져와 응원을 펼친 북한 측이 잘못한 것이고, 최초 보도가 급작스럽게 삭제된 것은 분명한 언론 탄압이자 언론 통제"라며 우리 정부의 애매모호한 처신을 꾸짖는 목소리가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는 분위기다.
  • 실제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토론방'을 살펴보면, 이번 사태를 자초하거나 방관한 정부를 비판하는 글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김일성 가면을 김일성 가면이라고도 못하는 사회. 언론이 김일성 가면이 맞는지 북한 사람들한테 확인도 못하는 사회. 김일성 가면 의혹 제기했다고 기자가 반성문 쓰는 사회. 이제 여기가 '좀비우리'인거 인정하자."


    "김일성 가면 맞다. 그런데 청와대, 통일부, 문슬람, 이것들은 아니라고 박박 우기네. 니들...북한동무들이냐???"


    "김일성 가면이 아니라고? 아무리 국민 수준이 개돼지 수준으로 떨어졌다지만 이건 너무 심한거 아닌가요? 김일성 일가를 신격화한 북한에서 가면에 눈을 뚫는 불경을 저질렀으니 김일성 가면일리 없다? 가면에 눈을 안뚫으면 그게 가면인가요?"

    "이런 논란이 있으면 기자가 직접 북한사람들한테 확인해보면 될일을 왜 취재안하고 오히려 이 기사를 쓴 기자가 사과하죠? 북한에선 아무 언급도 안하는데 왜 청와대가 앞장서서 변명해주죠? 좋은게 좋은거라고 북한 비위 맞추어주는게 분위기 안흐린다고요?"


    "뉴스보다 김일성 가면보고 X쳐서 글 남깁니다. 남북단일팀이니 한반도기니, 태극기 내린 대가가 김일성 가면입니까? 친북적인 성향이더라도 이건 해도해도 너무한거아닙니까? 평창올림픽을 평양올림픽으로 선전하는 북에 사과라도 받으세요!! 나도 30대이고 문재인을 찍었지만 더는 참을수가 없습니다. 김정일 사진이 아니라는 북대변인같은 통일부같은 소리 하지마세요. 북에 사과요구 못하면 20~30대들이 폭발할 겁니다."


    "김일성 가면 사태 통일부장관, 문화체육부장관 직접 해명하시오! 그냥 넘어가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층인 20-30대 모두 들고 일어납니다. 이건 지지자로서 걱정돼서 하는 소리입니다. 지금 젊은층들 폭발 직전입니다. 김일성 가면이 아니라는 변명만 하지말고 구체적인 증거를 대세요."

    "통일부장관, 문화체육부장관이 직접 해명하세요. 민족의 원수이자 철천지원수인 김일성이라니요. 이건 그냥 헤프닝으로 넘어갈 문제가 아니고 반드시 책임자가 해명하고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내야합니다. 적당히 넘기려한다면 대통령 탄핵얘기 나옵니다."


    "김일성 가면 논란 진위 관련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것은 쟤네들이 고의적으로 김일성으로 우리를 모욕준다는 겁니다. 충분히 김일성 가면으로 오해 할 수 있도록 만든 것만 봐도 고의적 의도가 분명합니다. 탈북자한테 물어보니 북한은 미남 가면 자체가 김일성 젊은 사진 입니다. 뭐, 이런 얘기이죠. 걔네들이 미남이라고 하는 게 김일성입니다."


    "여러분. 북한에서 김일성 닮은 배우가 있다고 해도 가져오면 안되는 겁니다. 왜? 김일성으로 오해받을수 있으니까요. 이런 한국 올림픽에서는요. 문제는 쟤네들이 김일성 사진이든 닮은 사람이든 김일성과 비슷한 사진 가면을 논란이 생길거라는것을 알고도 일부러 고의적으로 가져와서 한국에서 저런다는 겁니다."

    "배우라고 쳐도 김일성 닮은 사람이라는것을 알고 고의적으로 가져와서 김일성과 닮은 사진이라는 것을 알고 저렇게 한국을 조롱하는 겁니다. 즉 이러한 김일성 갈등이 누가 봐도 고의적이라는것입니다. 얘네들이 한국땅에서 김일성으로 우리를 조롱하고 한국의 순국선열을 모욕하는 고의적인 의도로 저러는 것입니다."

    국민청원 게시판에서도 이런 류의 글들은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스스로를 여당 지지자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바뀌어야 할 정치인들의 '억지식 넘어가기'는 피해달라"며 "사실여부를 명백히 밝혀 김일성 가면 논란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감을 풀어달라"는 글을 올렸고, 2030대 사람으로서 청원한다는 한 네티즌은 "북한 응원단이 김일성 가면으로 완전히 나라를 망신시켰는데 통일부장관께서는 왜 이리 책임을 회피하시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간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통일부 장관을 겨냥, "김일성 가면 사태에 대해 책임을 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한 응원단에서 나온 김일성 가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감사 그리고 김일성 가면이 맞을 경우 북한을 대변하는 옹호하고 있는 통일부와 청와대의 국보법위반 여부 확인하고 위반시 자체 사법처리 하기를 바랍니다."

    "어느나라 정부이고 국가 기관인지 모를정도로 진짜 북한 감싸기에만 급급하고 정말 정체성이 의심될 정도로 누가봐도 뻔한 가면을 보고서도 눈을 감고 귀를 막고 모른척 하고 아니라고 옹호하는데 진짜 한심하고 정말 심히 걱정이 됩니다."

    "이렇게 국민들을 근심시키고 걱정하게 만드는 문정부는 진짜 반성하기를 바랍니다. 국민들이 이 정부를 심히 믿지 못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누가 봐도 척입니다. 김일성 사진! 청와대 직원 모두가 공감할 것입니다. 평창올림픽 북한 응원단 가면 사진이 김일성 아니면 누구일까요? 김정일 사진이라서 김정은 사진이라서 김일성 사진 아니라고 부인합니까? 누가봐도 김정일도 김정은도 아닌 김일성 얼굴 사진입니다. 이런 상식을 부인하는 통일부 장관! 지금의 남북대화의 당위성을 옹호하더라도 상식이 통해야 합니다."

    "이런 비상식으로 국민을 우습게 여긴다면 공직자가 아니며 정부 기관이 아닙니다. 젊을 때 김일성 사진 안 본 국민도 척 보고 김일성이라고 하는데 더구나 실제 사진을 보면 너무나 당연한 동일 얼굴인데 '언론 추정보도가 잘못된 것이다'라는 통일부 장관의 이런 억지를 보며 정부가 정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즉각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해임하기를 청원합니다."


    "하태경 의원이 본인 트위터에 '응원 가면을 김일성 가면이라고 보도한 기사가 모두 삭제되었다는 게 사실인가요? 언론사 기사 삭제는 홍준표 대표의 전유물인줄 알았는데 정부가 한국당 따라 하는 건가요?' 이렇게 올렸습니다. 이 트윗은 기사 삭제에 대해 정부가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만약 정부가 언론 보도에 개입했다는게 사실이라면 이것은 정부의 신뢰도에 큰 문제가 될 사안입니다. 이에 저는 정부가 정말로 언론에 개입을 했는지에 대한 수사와 함께 이것이 거짓으로 밝혀질시 이러한 유언비어가 어떻게 퍼졌는지에 대한 수사를 요구합니다. 아울러 혐의가 입증될 시 응당한 처벌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관련자의 기소를 요구하는 바입니다."


    한편 통일부는 11일 "'김일성 가면 쓰고 응원하는 북한 응원단' 제하의 보도는 잘못된 추정임을 알려드린다"며 "현장에 있는 북측 관계자 확인 결과 보도에서 추정한 그런 의미는 전혀 없으며, 북측 스스로가 그런 식으로 절대 표현할 수 없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측은 "이날 북한 응원단이 '휘파람'이란 북한 가요를 부를 때 착용한 '미남 가면'은 눈에 구멍이 뚫려 있는데, 북한 정서상 김일성의 얼굴을 훼손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사진 및 자료 출처 = 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 하태경 의원 페이스북 /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