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기 폭파 김현희 “한반도기 평화의 상징 아니다”

美WP 인터뷰서 “평창 올림픽 남북 단일팀, 양측 동등한 입장 아냐”

전경웅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2.09 16:03:49

▲ 美워싱턴 포스트는 평창 동계올림픽 특집으로 1987년 11월 KAL858기 폭파를 저지른 김현희 씨와의 인터뷰를 게재했다. ⓒ美워싱턴 포스트 관련보도 화면캡쳐.

북한 김일성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테러를 준비했다. 1987년 11월 29일 대한항공(KAL) 858기를 폭파한 것이다. 당시 테러범 가운데 유일한 생존자인 김현희 씨가 최근 美‘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기는 평화의 상징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美‘워싱턴 포스트’의 김현희 씨 인터뷰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나흘 앞둔 지난 5일(현지 시간)에 게재됐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30년 전 KAL 858기를 폭파했던 김현희 씨가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고 북한 대표단과 예술단, 기자들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어떻게 바라보고 생각하고 있는지를 다뤘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김현희 씨를 “30여 년 전 그는 한국 여객기에 시한폭탄을 장착해 폭파한 북한 정예 스파이였지만 지금은 결혼한 뒤 두 아이를 키우는 기독교 신자의 삶을 살고 있는 56세의 중년 여성”이라고 설명했다.

김현희 씨는 美‘워싱턴 포스트’ 기자에게 “평창 동계올림픽과 관련된 소식을 TV를 통해 보고 있다”며 “내가 북한에 살았다면 여전히 김일성의 꼭두각시였을 테지만 지금은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인천에서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김현희 씨가 최근 TV 등 각종 미디어를 통해 쏟아지는 평창 동계올림픽 소식이 KAL858기 폭파 이후 한국 정보기관의 심문을 거부하고 자살을 시도했던 30년 전의 과거를 떠올리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김현희 씨로부터 북한에서 평양외국어대학교를 다니다 학장실에 불려가 해외 공작원으로 발탁된 과정, 공작원 양성 교육, ‘하치야 마유미’라는 이름을 받고 김정일의 지시에 따라 KAL858기 폭파 공작을 했을 때와 체포 전후에 있었던 일들을 듣고 정리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김현희 씨의 회고 가운데 한국 정보기관에 자백을 하게 된 계기를 상세히 설명했다. 김현희 씨에 따르면, 당시 국가안전기획부 요원들은 일주일 넘게 자백을 거부하던 김 씨에게 새 옷을 주고 차에 태워 여기저기를 보여주기 시작했다고 한다. 김 씨는 웃으면서 걸어가는 평범한 가족들, 가는 곳마다 넘치는 자동차, 사람들이 넘쳐 나는 식당과 쇼핑몰, 새로 지은 올림픽 경기장과 선수촌 등을 보면서 자신이 북한에서 교육받은 것, 자신의 한국관은 모두 거짓을 토대로 했음을 깨닫고 전향하게 됐다고 밝혔다.

김현희 씨는 美‘워싱턴 포스트’에 “몇 달 뒤 TV로 서울올림픽 개회식을 보았을 때 들었던 음악이 여전히 기억에 남는다”며 “모든 사람들이 서울올림픽을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왜 북한은 저 모양이 됐을까’라는 의문을 가졌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 2017년 11월 29일 'KAL858기 폭파 테러' 30주기를 맞아 피해자 유족들에게 사죄하며 "북한은 변하지 않는다"고 외치는 김현희 씨. ⓒ당시 KBS 관련보도 화면캡쳐.

美‘워싱턴 포스트’는 김현희 씨가 이제는 16살과 18살인 자녀들에게 아침마다 식사를 차려주고, 잠들기 전에 책을 읽으며 긴장을 푸는 평범한 시민의 삶을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저지른 KAL858기 폭파에 대한 죄책감이 남아 있으며 때로는 일종의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면서 “그녀는 스스로를 ‘북한의 진실’을 목격한 증인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현희 씨는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남북한이 서로 협력하는 모습을 보며 ‘복잡한 심경’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김현희 씨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들 때문에 문제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이라면서도 김정은이 한국에 내민 ‘화해 제스처’로 국제사회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이 때문에 그가 북한 주민들을 대하는 문제가 가려질 것을 우려했다”고 전했다.

美‘워싱턴 포스트’는 “김현희 씨는 또한 남북한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평창 동계올림픽에 공동 입장하는 것이 두 나라가 동등한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반도기는 평화의 상징이 아니라고 지적했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美‘워싱턴 포스트’의 기사 내용 대부분은 김현희 씨의 인생에 대한 내용이었다. 그러나 김현희 씨가 내놓은 결론은 “한반도기가 남북한 간의 긴장 해소나 자유평화통일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 김씨 왕조의 대남적화야욕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이었다.

김 씨의 지적처럼 현재 정부와 다수의 언론들은 김정은 정권 관계자나 그 가족이 한국에 오는 것을 두고 호들갑을 떨고 있다. 김여정이 한국에 온 것만으로 "마이크 펜스 美부통령과 만날지 주목된다"거나 "문재인 대통령과 '대리 정상회담'을 가질 것"이라는 등 검증이 안 된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이런 점부터가 김 씨의 "남북 양측이 동등한 입장이 아니다"라는 지적을 뒷받침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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