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의 '동성애' 고민…인권조례 진퇴양난

충남도 측 "동성애 옹호 정책 펼친 적 없고 할 계획도 없다… 2월 말 제의 요구 검토"

정호영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2.10 11:04:20

▲ 동성애동성혼개헌반대국민연합이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충남인권조례 폐지 환영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한익상 천안바른인권위원장·김영길 바른군인권연구소 대표·강하정 故송경진 교사 부인·지영준 법무법인 저스티스·대표 육진경 동성애반대교사연합 대표. ⓒ정호영 기자

최근 충남도의회가 동성애 조장 논란을 빚은 인권조례를 전국 최초로 폐지해 좌파 진영이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평소 "동성애는 인권이며 인권에 대한 주제는 타협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한 안희정 충남지사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남인권조례 폐지 논란의 쟁점은 해당 조례에 명시된 '성적지향과 성정체성에 따른 차별 금지 원칙'이다.

관련 내용이 동성애(同性愛)를 조장하고 도민 갈등을 유발하는 등 본 조례 취지와 맞지 않는다며 자유한국당 소속 김종필 의원을 비롯한 도의원 25명이 공동발의해 인권조례 폐지를 추진했다.

이에 지난 2일 충남도의회는 찬성 25명·반대 11명·기권 1명으로 '충남 도민인권 보호 미증진에 관한 조례 폐지안'을 가결, 인권조례안을 삭제했다. 그러자 좌파 진영은 "반인권적 폭거"라며 자유한국당 측을 맹비난했다.

반면 동성애(同性愛)를 반대해온 시민단체들은 충남도의회의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성애동성혼개헌반대국민연합(동반연)은 9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충남인권조례 폐지 환영 기자회견'을 열고 "충남인권조례 폐지를 계기로 전국 시·도에 제정돼 있는 인권조례 폐지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길원평 동반연 대표는 "인권이라고 하면 참 좋은데, 인권조례를 왜 폐지해야 하는가 의아해 하는 분들이 많다"며 "국가인권위 법에 '동성애 차별금지'가 들어가면서 동성애가 인권의 하나로 취급받고 간주되고 있다. 인권을 교육할 때 동성애 옹호 교육이 포함될 정도로 우리나라 인권이 왜곡돼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영길 바른군인권연구소 대표는 "이번 폐지 가결을 두고 각종 언론에서 '반인권'으로 몰고 있는데, 보편적 인권이 아닌 것까지도 권리로 삼으면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법이 제정될 당시, 국가인권위는 국민적 합의 없이 차별 금지 사유에 추가한 '성적지향'을 근거로 동성애(同性愛)를 조장해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국가인권위법 제11조 3항의 '인권보호관은 정보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해당 기관에 대한 현장조사·문서열람·시료채취 등을 하거나 조사대상자에게 보고·자료제출 및 출석·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부분을 문제로 지적했다.

제양규 한동대 교수는 "동성애가 합법화돼 차별금지 사유가 되면 동성애를 반대했을 때 형사처벌을 받게 될 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에서 동성애 성교육이 의무화된다"며 "그럴 경우, 에이즈 확산으로 인한 치료비 국민 부담이 폭증하고 동성혼으로 남녀의 역할을 제대로 배울 수 없는 사회가 된다"고 말했다.

동반연은 "사회적 폐해를 주는 흡연(행위)을 반대한다고 해서 흡연자(사람)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듯, 헌재와 대법원이 사회적 폐해를 인정한 동성애를 반대한다고 해서 동성애자의 인권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단순히 반인권·동성애자를 차별하자는 의도로 곡해해선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성적지향이 국가인권위법 차별금지 사유에서 삭제돼도, 모든 사람에 대한 부당한 차별은 현행 법률에 의해 금지되고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동성애자도 부당한 차별에서 마땅히 보호된다"고 했다.

동성애 반대 시민단체들은 국가인권위를 향해 △교과서에 동성애 옹호 내용을 넣거나 △청소년 동성애 옹호 영화를 만들거나 △인권보도준칙으로 인한 언론 통제 등으로 동성애를 보편적 인권으로 인정하려는 행위를 금지해야 하고 △국가인권위법에 근거한 지방인권조례도 폐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 2일 충남 인권조례 폐지안이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공은 안희정 충남지사에게 넘어갔다.

우선 안희정 지사가 제의 요구를 할 경우, 폐지안은 거부되고 도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받으면 안이 확정된다. 40명 전원이 출석할 경우 27명의 찬성을 받아야 한다.

지영준 법무법인 저스티스 대표는 "5일 이내에 가결안을 도청에 보내야 하고, 도청은 20일 이내에 제의를 요구할 수 있으니 (안 지사가) 2월 말 정도에 제의를 요구할 것 같다"며 "결국 안 지사는 이 문제를 대법원으로 가져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 우리 역시 그에 맞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뉴데일리> 취재 결과, 충남도청은 의회의 인권조례 폐지 가결에 대한 제의 요구를 이미 적극 검토하고 있었다. 제의 의결로 폐지될 경우 대법원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염두하고 있는 상황이다.

충남도청 관계자는 "도청에서 동성애를 옹호한다든가, 관련 정책을 추진한 적이 전혀 없는데 우려가 있다는 논리를 가지고 이렇게까지 나오니 안타깝다"며 "국가인권위법에 명시된 부분을 도에서 일방적으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서로 시간을 더 가지면서 의견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동성애 옹호) 정책을 실행하지도 않았고 앞으로 할 계획도 없는 데다, 만에 하나 하려고 해도 정책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예산 집행이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의회에서 관련 정책을 반대하는 분이 3분의 2가 넘기 때문에 의회에서 걸러질 것이 뻔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지난 2일 안희정 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일단 (의회에서) 의결됐으니 여러 분야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취합하겠다. 조례 폐지를 원하는 의견도, 조례를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도민들의 뜻이니 도지사로서 수행할 역할이 있는지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안희정 지사는 호주 정부 초청을 받아 해외 출장 중이다. 따라서 안 지사의 인권조례폐지 대응 논의는 도청에 출근하는 내주 월요일부터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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