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조" 공감해도 방식은 전혀 달라… 미국, 올림픽 이후 벼른다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청와대에서 만난 모습. ⓒ청와대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8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청와대에서 만난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를 접견한 자리에서 "미국의 확고한 원칙과 긴밀한 한미공조가 북한을 남북대화와 평창올림픽 참가로 이끌어 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은 이에 "최대한의 압박을 앞으로 계속할 것"이라고 말해 온도차를 나타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오후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를 접견실 및 충무실로 초대해 만찬했다. 우리나라 측에서는 강경화 외교부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등 참모진이 총 출동했고, 미국 측에서는 후커 NSC 한국담당보좌관,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등이 배석했다.

    이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로서는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여 북한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해 나가고자 한다"며 "늘 강조하지만 이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미 간의 빈틈없는 공조이며 펜스 부통령님과 함께 하는 지금 이 순간이 그런 공조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올림픽은 제가 취임한 이후 처음 주최하는 정상급 다자외교 무대이기도 하다"며 "무엇보다 미국의 확고한 원칙과 긴밀한 한·미 공조가 북한을 남북대화와 평창올림픽 참가로 이끌어 내는데 크게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나아가 "부통령님의 이번 방한은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한에 이어 다시 한 번 굳건한 한미동맹과 양국 국민 간 연대를 대내외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두 차례에 걸쳐 평창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하는, 아주 좋은 트윗을 올려주셨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펜스 미국 부통령은 "미국은 북한이 영구적으로,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북한 핵무기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그날까지 미국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압박을 앞으로 계속할 것"이라며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가 사실 양국 간 논의해야할 문제가 굉장히 많이 있다"며 "이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우리의 공동에 목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한 "한국의 국민들과 대통령께 '미국의 이런 결의는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 다시 한 번 확실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그래서 한반도뿐 아니라 나아가 전 세계 다른 국가 평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의 이같은 대화는 북핵 문제의 해법을 바라보는 양국간의 시각차가 드러난 발언으로 보인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해 말 미국 NBC와 인터뷰에서 한미연합군사훈련 연기 가능성을 언급하며 북한의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를 강조했다. 이에 북한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평창 동계 올림픽 참가 가능성을 타진했고, 남북 고위급 회담 끝에 오는 9일에는 평창 동계 올림픽 고위급 대표단으로 김영남, 김여정, 최휘, 리선권이 방한키로 한 상태다.

    하지만 이같은 조치는 미국의 대북제재 조치와는 배치되는 결정이다. 김여정은 미국의 대북제재 대상이고 최휘는 미국과 유엔 모두에 제재 대상이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추가 대북 제재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는지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지금 남북 대화에 나서는 모양새와 태도가 상당히 진지한 변화가 있는 것 같다는 말은 있었다"면서도 "(여기에 대한 펜스의 평가는) 말할 수 없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회담이 편안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며 "일부의 걱정과 우려보다는 상당히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