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씨'에게 안보코어 청와대 문 열리나

文대통령, 10일 북측 고위급 대표단과 오찬 예정… 靑 "접견 장소, 횟수 아직 말씀드릴 수 없다"

임재섭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2.08 21:33:33
▲ 문재인 대통령이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방문한 한정 중국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을 접견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오는 10일 북한 김정은 동생 김여정을 만나 점심식사를 같이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9일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다"며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북측 고위급 대표단을 접견하고 오찬을 함께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김여정의 회동 형식이나 횟수 등 그 밖에 다른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삼갔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사이에 협의할 내용이 여러가지가 있기 때문에 확정이 되는대로 순차적으로 발표하기로 했다"며 "오늘 말씀 드릴 수 있는 게 딱 이 두가지 문제"라고 밝혔다.

청와대의 조심스러운 태도는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스스로 대북제재를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모습에 주변국들의 불편한 기색이 점점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9일 방북하는 북한 고위급 대표단 중 김여정은 북한 인권 유린 문제로 미국의 제재 대상이고, 최휘는 북한 언론·대중을 통제하는 핵심 인물이란 이유로 유엔과 미국 양측 모두에서 제재 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이날 유엔 대북제재위원회에 최휘에 대한 제재 면제를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청와대가 대북제재까지 깨면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방한을 적극 돕는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김여정과 만나는게 한번이라고 못박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10일 이후 일정도 논의중"이라고 했다. 한번이 아닌 두번, 세번도 만날 용의가 있다는 의미다. 분단 이후 북한 김씨 일가가 남한을 방문해 대통령을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10일 오찬 이후 그날 밤 여자 아이스하키 예선전이나 다음날인 11일 삼지연관현악단의 서울공연에서도 문 대통령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조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식 발표된 10일 오찬 장소가 어디냐도 논란거리다. 청와대의 출입기자들은 김여정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날 가능성을 집중 질문했지만, 청와대 측은 일절 입을 닫았다. 아무리 평화를 명분으로 만나는 오찬자리라 하더라도 우리나라 안보 코어인 청와대에 휴전중인 적국(敵國) 핵심 수뇌부가 들어온다는 점은 작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는 지난 6일에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주재로 국가안전회의(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하고, 안전하고 성공적인 올림픽 추진을 위해 대테러, 방역 등의 사안들에 대해서도 심층 논의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있을때마다 국가차원에서 회의가 열린 곳도 이곳이다. 김여정이 청와대 문을 열고 입구를 밟게 된다면 그 모습만으로도 여론의 비판은 불가피해 보인다.

청와대 역시 논란을 의식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고위급과 오찬을) 청와대에서 한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다만 "장소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가능성은 열어뒀다.

한편 지난 2000년과 2007년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방북 당시 가진 평양 정상회담에서도 북한 주석궁이나 김정일 거처의 문은 열리지 않았다.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 모두 북한의 영빈관인 '백화원 초대소'에서 김정일과 대화를 나눴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북한의 도발을 단호하게 중단시켰어야 할 문재인 정부는 오히려 열병식으로 조장하고, 방조하고, 대변까지 했다"며 "선수단을 제외한 체제 선전 요원들을 즉각 돌려 보내라"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또 "40년 동안 4월 25일에 실시하던 건군절을 올림픽 바로 전날 옮겨 실시한 것은 분명한 군사도발"이라며 "이에 연례적으로 2월 말에 실시하던 한미군사훈련을 즉각 재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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