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에서 민경욱 의원 질문에 "지금은 공개할 수 없다" 논란… 한국당 "'안 한다'는 대답 즉각 나왔어야"
  • 이낙연 국무총리.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 이낙연 국무총리. ⓒ뉴데일리 공준표 기자
    정부가 북한 탈북 여종업원 북송 요구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이미 탈북자 북송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을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6일 논평을 통해 “어제 국회 대정부질문 마지막에 믿어지지 않는 발언이 나왔다”며, 정부가 탈북자 북송을 검토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국당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최근 북한이 탈북 여종업원 북송을 요구한 것에 대한 정부 입장을 묻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여기서 공개적으로 말씀드리지 않는 게 좋겠다”고 대답하는 등 명료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 총리는 당시 “자유의사로 탈북해서 우리나라에 온 사람들을 송환할 수 있다는 건가”라며 재차 정부 의사를 확인하는 민 의원에게 “그것은 아직까지”라며 말끝을 흐렸다.

    이 총리는 “가장 정확하고 정직한 말씀 드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기서 말씀드리지 않는 게 좋겠다. 모든 것을 공개하기는 어렵다는 것도 이해하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당 의원들이 정부 의사를 왜 정확히 밝히지 못하느냐는 질타가 쏟아지자 “현재 송환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정태옥 대변인은 이에 “종합해서 보면 지금 이 정부의 내밀한 곳에서 '탈북 여종업원의 북송을 검토하고 있지만 공개할 수준까지 검토된 것은 아니다' 정도로 정리된다”고 주장했다. 

    또 “진짜 검토한 적도 송환 계획도 없다면 한 마디로 딱 잘라 '검토한 적 없다. 북송 가능성은 없다'고 하면 될 사안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이들의 북송을 어느 기관에서 어디까지 검토하고 있는지, 혹시 국정원 팔을 비틀어 전임 정부 국정원에서 북한 주민을 약취 유인한 적폐사건으로 만들고 있지 않는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나아가 “진짜 그들을 북송하려고 하고, 그래도 우리 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것이라고 믿는가. 어물쩍 말재주로 넘어갈 일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전했다. 

    전날 이 총리에게 탈북자 북송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한 민경욱 의원은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민경욱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질문이 끝나기 전에 자유를 찾아서 목숨 걸고 탈북한 사람들을 다시 송환해달라는 북한의 반인륜적 요구에 대해 ‘우리는 하지 않겠다’는 대답이 나왔어야 했다. 검토할 게 아니다”라며 “(이낙연 총리의 답변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민 의원은 “올림픽 때문에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지금은 말을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해도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민 의원은 “죽을 고비를 넘기고 온 사람들인데, (북송은) 할 수 없다는 말이 바로 튀어나왔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민 의원은 탈북자들의 생사문제가 걸린 중대한 사안인 만큼 남은 대정부질문에서도 분야와 상관없이 탈북 여종업원 북송 문제에 대한 질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이다. 

    한국당이 탈북자 북송문제 만큼은 정부의 명확한 입장을 듣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황에서 정부가 대정부질문 기간 계속해서 대답을 회피한다면 수세에 몰릴 가능성이 크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탈북자 8명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면담한 가운데, 탈북자들이 탈북자 북송 문제의 심각성을 고발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탈북자들은 북송될 경우 고문·감금·구타는 물론 심하게는 사형까지 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북한의 인권 실태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가 탈북자 북송을 검토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태옥 대변인은 본지 통화에서 "(이낙연 총리 답변을 들으면) 탈북자 북송을 검토했다는 뉘앙스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탈북자를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자유의 품으로 넘어온 사람을 북송하려고 있다는 게 참담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