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소식통 “김정은에 대한 저항의지 꺾으려 건설현장 강제투입”
  • 김정은이 최근 젊은 세대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을 꺾겠다며 건설현장에 강제동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사진은 2016년 9월 돌격대원들이 수해를 입은 철도를 복구하는 모습으로, 이와 비슷한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이 최근 젊은 세대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을 꺾겠다며 건설현장에 강제동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나왔다. 사진은 2016년 9월 돌격대원들이 수해를 입은 철도를 복구하는 모습으로, 이와 비슷한 일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980년 8월 당시 이희성 계엄사령관의 ‘계엄포고령 제13호’에 따라 만들어진 ‘삼청교육대’는 지금은 인권 유린의 대표적 사례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북한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자면 1961년 12월 이후 ‘국토건설단’과 비슷하게 일을 시키고 있다고 한다. 바로 군대 갈 때가 된 젊은 세대들을 강제로 집단 생활하게 만들어 놓고 건설현장에 동원하는 것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일 “김정은 정권이 젊은 세대들의 체제에 대한 저항 의지를 꺾기 위해 이들을 대규모 건설현장에 투입하고 있다는 주장이 북한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군인과 젊은이들을 건설현장에 투입하면 체제 불만을 쉽게 진압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북한 소식통들의 이야기도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양강도 소식통은 “삼지연 건설을 위해 조직한 ‘216사단’ 인력은 최근 인력이 줄어들었다고는 하나 아직도 10만 명이 넘는다”며 “이 외에 원산시 건설에는 군인과 돌격대원 20여만 명이 동원될 예정”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이 말한 ‘216사단’과 원산시 건설이란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 ‘갈마해양관광지구’ 건설, 삼지연 군 정비, 단천 발전소 건설, 황해남도 2단계 수로 공사와 전국의 가정집 건설 공사를 지시한 데 따라 대규모 인력이 동원됐다는 의미였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원산 ‘갈마해양관광지구’ 건설에는 북한군 1군단, 3군단, 7군단, 9군단 소속 보병 17만 명, 강원도에서 2만여 명, 서해 간석지 건설사업소 인력 3만여 명, 철도성 소속 인력 1만여 명이 동원된 상태이거나 오는 3월 말까지 동원될 예정이라고 한다.

    소식통은 “2016년부터 시작한 단천 발전소 건설에도 군인, 돌격대원, 현지 주민 등 20여만 명이 동원됐다”면서 “황해남도 2단계 수로 공사에는 농민들의 휴업기인 2월초부터 3월말까지 35세 이하의 농민들을 모두 동원하기로 돼 있다”고 전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자강도 소식통은 “올해 각 도 소재지에다 아파트 10동 이상을 건설하라는 노동당 중앙의 지시가 내려와 방학을 맞아 고향에 내려간 지방대 학생들까지 모두 불러들이고 있으며, 노동 단련대에 수감된 사람들도 동원됐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이 이렇게 군인은 물론 사회생활을 하는 젊은이들을 모두 끌어다 집단생활을 시키며 각종 건설에 동원하는 이유는 주민들 사이에서 날로 높아지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불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노동당 중앙은 사회에 있는 젊은이들과 후방에 주둔해 보급을 제대로 못 받는 병사들을 ‘내부 불만세력’으로 간주하고 어떻게든 통제하려 한다”면서 “이들을 가장 쉽게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이 건설현장에서 집단생활을 시키는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건설현장에 동원돼 집단생활을 하는 군인과 돌격대원들 사이에는 보위부 요원들이 많이 섞여 있다고 한다. 때문에 여기서 체제나 사회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가는 봉변을 당하게 된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런 내용은 나만 파악하고 있는 게 아니라 주변 노동당 간부와 대학생들까지도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김정은이나 그 측근들이 한국의 과거 사례를 보고 벤치마킹을 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이 빼먹은 사실이 있다. 북한의 후방 주둔 부대와 돌격대의 경우 의식주 보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의식주가 부실한 곳에서 집단생활을 계속하면 사회에 대한 불만이 꺾이기 보다는 오히려 더욱 커지고 확산될 수 있다.

    북한 젊은 층들의 체제에 대한 불만이 쌓여서 커지게 되면, 심각한 수준의 유혈 사태가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