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순례 감독, "벌레 죽이면 촬영 올스톱" 엄포
  • "감독님께서 벌레를 죽이면 촬영을 안한다고 하셔서요. 그래서 벌레를 봐도 죽이지 않고 그냥 쫓기만 했어요."

    영화 '리틀 포레스트' 촬영 현장에서 이른바 '살생금지령(?)'이 내려져 스태프나 배우들이 벌레 한 마리도 죽이지 못했다는 에피소드가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1일 오전 11시 서울 동대문구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류준열(재하 역)은 "정말 신기한 현장이었다"며 "여름철 시골이라 벌레들이 굉장히 많았는데, 다른 현장 같았으면 서로 살충제로 죽이려 들었겠지만, 저희 현장에선 감독님 때문에 죽이지도 못하고 벌레와 같이 촬영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시골이다보니까 벌레들이 굉장히 많았거든요. 평소에 보기 힘들었던‥. 그런데 여기에선 그냥 쫓기만 했어요. 벌레들 하고 같이 촬영했죠. 하하. 위 아 더 월드."

     
    김태리(혜원 역)도 비슷한 일화를 공개했다. 김태리는 "집 안이 좁아서 (촬영할 때)임순례 감독님이 밖에 서 계셨는데, 안에서 스태프들의 박수 소리가 들리자, '지금 뭐한 거야? 벌레 죽이면 촬영 안해'라고 말씀하셨다"며 "그래서 스태프들이 벌레를 그냥 쫓았었다"는 사연을 밝혔다.   

    또 "제가 높은 나무에 올라가 송충이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떼어서 아래로 버리는 신이 있었는데, 아래에서 스태프들이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며 "그래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스태프들이 송충이를 줍느라 동분서주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말했다.

    "송충이를 바닥에 버렸는데요. 갑자기 웅성웅성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예요. 그래서 아래를 보니, 바닥에 송충이 전용 '모포'가 깔려 있더라고요. 이 덕분에 촬영했던 송충이들은 모두 무사히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었답니다."

    실제로 임순례 감독은 작은 벌레 하나라도 소중히 다뤄줄 것을 스태프들에게 부탁하며 현장에서부터 '자연주의'를 고수하는 작품을 만든 것으로 전해졌다.

    임 감독은 "'리틀 포레스트'는 겨울에 첫 촬영을 시작, 사계절을 모두 담아내는 고된 일정이었는데, 배우나 스태프들이 불평 없이 열심히 따라줘 정말 힘이 났다"며 출연진·스태프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라이징 스타 김태리와 류준열, 뉴페이스 진기주의 완벽한 호흡이 돋보이는 힐링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2월 28일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취재 = 조광형 기자
    사진 = 정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