駐평양 러시아 대사, 北정권 적극 대변…갈수록 가까워지는 러·북 관계
  • ▲ 駐평양 러시아 대사가 북한 정권을 대신해
    ▲ 駐평양 러시아 대사가 북한 정권을 대신해 "대북석유수출금지 강도를 높이면 북한은 이를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진은 석유제품 저장소를 지키는 북한군.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러시아 정부 관계자가 “대북 석유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면 평양은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북한 김정은 정권을 노골적으로 편드는 모습을 보였다.

    英‘로이터 통신’은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 ‘알렉산더 맷체고라’ 駐북한 러시아 대사가 자국 국영 통신사 ‘리아 노보스티’와의 인터뷰에서 했던 말을 전했다. 맷체고라 대사는 “북한에 대한 석유와 석유제품 공급을 더 이상 줄여서는 안 된다”면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고 한다.  

    맷체고라 대사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 결의안에 명시한 데 따라 매년 54만 톤의 원유를 중국으로부터 공급받고 있고, 러시아, 중국, 그 밖의 나라로부터 6만 톤의 석유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석유 공급을 더 이상 줄일 수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맷체고라 대사는 “이 정도의 석유는 2,500만 인구를 가진 나라에게는 바다에 물 한 방울 떨어뜨리는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더 이상의 대북석유금수 조치는 인도주의적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맷체고라 대사는 “자신이 평양에 근무하면서 만난 북한 관계자들의 모습을 볼 때 대북석유금수 조치를 더욱 강화할 경우 김정은 정권은 이를 ‘선전포고’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한다.

    맷체고라 대사는 최근 美정부가 정찰위성 등으로 북한이 러시아 선박과 공해상에서 석탄과 석유 등을 주고받는 모습을 적발, 공개하고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를 위반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러시아는 북한과 그런 거래를 한 적이 없고 해당 선박이 러시아에서 출항했다는 흔적도 없었다”고 부정하며 “우리는 미국이 내놓은 증거를 교차확인 할 필요가 있다”고 반박했다고 한다.

    러시아 정부를 대표하는 대사가 이런 주장을 펼친 것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지만, 최근 북한과 관련해 미국으로부터 강력한 견제를 받는 중국 대신 러시아가 북한의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아시아 태평양과 유럽에서 미국 세력을 몰아내고 싶어 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자신들을 대신해 미국에 맞서는 북한을 지원하고 있으며, 중국이 궁지에 몰리자 그 역할을 러시아가 대신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러시아 관영 매체 등에서도 러시아와 북한 간의 관계가 지난 20년 이래 가장 가까워졌다는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

    2017년 7월 ‘미국의 소리’ 보도에 따르면, 당해에만 러시아의 대북 석유 수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11월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따르면, 나진-하산 철도를 이용한 러시아의 대북 수출액은 전년 대비 95% 증가했다고 한다. 이 외에도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에서 거래를 금지한 북한산 석탄 또한 러시아를 거쳐 다른 나라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는 이밖에도 ‘외화벌이’를 위해 파견된 북한 근로자들의 비자 연장을 해주지 않기로 했을 뿐 이미 일하고 있는 북한 근로자들은 여전히 내쫓지 않고 있다.

    이런 여러 가지 이유로 미국을 필두로 국제사회는 러시아가 중국을 대신해 북한의 후원자 역할을 맡고 있으며, 중국이 한반도와 남중국해에서, 러시아가 동유럽 일대에서 긴장을 고조시켜 미국 등 서방 진영의 힘을 빼려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