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이하 코리안심포니)가 정치용 지휘자를 새로운 수장으로 맞아 취임 음악회를 연다.

    지난 1월 코리안심포니 제6대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정치용은 2월 22일 제205회 정기연주회에서 브루크너 교향곡 제8번을 연주한다.

    정치용 예술감독은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코리안심포니와 인연이 깊다. 1992년부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지휘를 했기에 굉장히 익숙하다. 이번에 정식으로 식구가 돼 소중한 마음이다"며 취임 소감을 밝혔다.

    코리안심포니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산하기관으로 1985년 3월 30일 창단했다. 현재 100여 명의 임직원과 연주단원, 2명의 상주작곡가를 두고 있다. 1987년 국립극장과 전속계약을 맺은 후 국립오페라단, 국립발레단, 국립합창단의 정규 레퍼토리에 협업하고 있으며 2001년부터는 예술의전당 상주오케스트라로 지정됐다.

    인천시립교향악단, 창원시립교향악단의 예술감독, 상임지휘자를 역임한 정치용은 현재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지휘과 교수로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그는 임기가 끝난 임헌정 예술감독에 이어 2018년 1월 1월 부임했다. 임기는 2020년 12월 31일까지 3년이다.

    정 감독은 "늘 해왔던 것처럼 단원들과 좋은 연주를 들려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저에게는 공부가, 연주자들에게 새로운 관심이, 청중들에게는 신선한게 전달될 수 있는 새 레퍼토리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오케스트라 운영 방향에 대해 "외국에 나가보면 한국적인 정서의 곡을 연주하기를 기대한다. 상주 작곡가 시스템을 잘 활용해 우리 냄새가 진하게 풍기면서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발굴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연주하겠다"고 강조했다.

  • 브루크너 교향곡 8번은 연주시간만 80분에 달하는 대작이다. 신비로운 1악장, 무뚝뚝하고 고집스러운 2악장, 종교적인 열반을 느낄 수 있는 3악장, 묵시록적인 행진곡에서 황홀경에 이르는 4악장까지 우주적인 차원의 음악이 담겨 있다.

    정 감독은 코리안심포니를 창단한 故 홍연택 예술감독(1928~2001)을 기리기 위해 이 곡을 골랐다. "홍 선생님은 생전 인터뷰에서 '건강이 좋아진다면 브루크너의 교향곡 8번을 연주하고 싶다'고 했다. 제가 지휘자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신 은인과도 같다. 단원들이 창단자의 정신과 오케스트라에 대한 애정을 떠올리길 바라는 의미로 선곡했다."

    북한은 지난 29일 밤 늦게 금강산에서 2월 4일 열기로 합의했던 남북 합동문화공연을 취소한다고 일방적으로 통지했다. 통일부는 북한 측에 유감을 표명하고 합의대로 진행하자는 전통문을 발송했지만 북한은 부정적인 여론을 이유로 묵묵부답했다. 8일과 11일로 확정된 삼지연 관현악단의 서울·강릉 공연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첫 실무접촉 대표단으로 협상에 참가했던 정 감독은 "당시 북측 현송월 삼지연 악단장은 우리 측이 거론한 강릉아트센터에 대해 900석 규모가 작다며 확실하게 뭔가를 보여주고 싶은데 다른 공연장이 없냐고 물었다. 그러다 목소리톤이 약간 올리가기도 했지만 긴장된 분위기 전혀 없이 회의 내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측이 삼지연 악단의 공연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여줬는데, 무대 앞을 반원형으로 둥글게 만든 곳에서 50∼60명이 춤이나 노래나 하고 뒤편에서 악단 80명이 연주하는 형태였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합창석이 막혀 있기 때문에 적합하지 않았다. 국립극장이나 강릉아트센터의 오케스트라 피트 자리를 활용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