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히트 맵’, 아프간·美본토 특수부대 기지 위치 모두 표시
  • '글로벌 히트 맵'으로 본 美애리조나州 시에라 비스타市 인근. 이 근처에 美육군 정보보안사령부(INSCOM) 기지가 있다. ⓒ美글로벌 히트 맵 화면캡쳐.
    ▲ '글로벌 히트 맵'으로 본 美애리조나州 시에라 비스타市 인근. 이 근처에 美육군 정보보안사령부(INSCOM) 기지가 있다. ⓒ美글로벌 히트 맵 화면캡쳐.
    스마트폰이 필수품이 되면서, 건강을 위해 아침 조깅을 하는 사람들과 자전거 여행, 트래킹을 즐기는 사람들은 이동 경로, 평균 속도, 심박수 측정, 달린 거리 계산 등을 할 수 있는 트래킹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많이 사용한다. 그런데 최근 미국에서는 이 ‘트래킹 앱’ 때문에 미군 비밀기지들의 위치가 다 드러나 난리가 났다.

    美매체 ‘더 버지’는 지난 28일(현지시간) “스트라바(Strava)가 자사의 건강용 추적 앱 사용자들끼리 서로 위치를 알 수 있게 만든 SNS 형식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미군의 비밀기지들이 대거 노출됐다”고 보도했다.

    美‘더 버지’는 “스트라바가 2017년 11월 내놓은 앱 ‘글로벌 히트 맵’에는 전 세계 수억 명의 사용자들이 어떤 경로로 이동했는지 보여주는데 그 과정에서 드러난 위도와 경도가 3조 개에 달한다”면서 “이때 세계 곳곳의 미군기지와 그곳에 주둔하는 미군 장병들의 현재 위치까지도 파악하기 쉽게 나타나 논란이 됐다”고 설명했다.

    美‘더 버지’에 따르면, 이 같은 문제는 ‘연합분쟁연구소’의 네이던 루서 분석가가 자신의 트위터에 ‘글로벌 히트 맵’이 가진 보안 취약점을 지적하면서 불거졌다고 한다.

    네이던 루서 분석가에 따르면, ‘글로벌 히트 맵’이라는 앱에는 미군기지는 물론 분쟁지역에 파견도니 미군들의 전초기지 주변까지도 표시돼 있다고 한다. 구체적인 위도와 경도도 표시되는 것은 물론이다. 그는 실제 아프가니스탄에서 작전 중인 부대들의 주둔지와 순찰경로 등을 캡쳐해 트위터에 올렸다고 한다.

    美‘더 버지’는 “스트라바社의 지도는 구글 맵을 비롯해 공개된 위성사진들처럼 군사시설의 대부분이 불필요하게 드러나지 않게 처리했지만 몇 가지 추가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 군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파악하기가 수월하다”고 지적했다.

  • '글로벌 히트 맵'으로 본 한반도 중부 지역. 이 앱에서는 사용자의 이용 빈도를 열로 표시한다. 즉 밝은 길일수록 많이 이용했다는 뜻이다. 이 지도를 보면 한국에서도 '글로벌 히트 맵' 사용자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美글로벌 히트 맵 화면캡쳐.
    ▲ '글로벌 히트 맵'으로 본 한반도 중부 지역. 이 앱에서는 사용자의 이용 빈도를 열로 표시한다. 즉 밝은 길일수록 많이 이용했다는 뜻이다. 이 지도를 보면 한국에서도 '글로벌 히트 맵' 사용자가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美글로벌 히트 맵 화면캡쳐.
    美‘더 버지’에 따르면, ‘글로벌 히트 맵’을 위성사진도 볼 수 있는 구글 맵과 함께 대조할 경우 각 지역의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한다. 이를 통해 美조지아州에 있는 특수부대 기지 ‘포트 배닝’을 비롯해 시리아에 있는 연합군 전초기지,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특수부대의 비밀 기지 위치와 함께 앱을 사용하는 장병들의 현재 위치와 이동 경로까지 파악할 수 있었다고 한다.

    美‘더 버지’는 “앱에 표시되는 위치 정보 때문에 군사기밀이 유출되는 것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어서 민감한 작전을 수행하는 장병들은 이미 스마트폰과 타블렛 PC를 개인적으로 갖고 다니지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2016년 여름 미군이 장병들에게 ‘포켓몬 고’를 하지 말라는 명령을 내린 것이나 위치 정보를 나타내는 앱 ‘포 스퀘어’를 사용하지 말라고 명령한 것처럼 이런 종류의 문제가 계속 나타나는 것이 골칫거리”라고 지적했다.

    美‘더 버지’의 보도 이후 ‘워싱턴 포스트’와 ‘폭스 뉴스’ 등 주요 언론들 또한 ‘스트라다’의 ‘글로벌 히트 맵’ 때문에 미군의 보안이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인용했다.

    ‘더 버지’의 지적처럼 자국 내가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 파견돼 현지 테러 조직이나 반군 세력과 싸우는 미군에게 기지 위치, 장병들의 이동 경로가 노출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근거지를 잃고 각국으로 흩어진 ISIS는 물론 알 카에다와 같은 테러조직들이 미군의 목숨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한국에서도 자전거나 조깅, 트래킹을 즐기는 사람들 가운데도 ‘글로벌 히트 맵’을 사용하는 수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