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소셜미디어 타고 청년들 反北 감정 확산
  • ▲ 한 20대 남성이 김정은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페이스북 '왕국의 역습'
    ▲ 한 20대 남성이 김정은 사진을 불태우고 있다. ⓒ페이스북 '왕국의 역습'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서 북한 김정은과 인공기 사진을 찢거나 불태우는 퍼포먼스 동영상이 확산되고 있다. 화제의 동영상에 출연한 이들은 주로 ‘2030’ 청년들이다. 이들은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라며, “북한에선 지금도 수백만이 아사(餓死)의 고통을 겪고 있는데, 이런 사실을 외면하고 대화만을 말하는 정부에 우리의 목소리를 알리고자 영상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동영상은, 지난 22일 북한 현송월 방한 당시, 경찰이 서울역 앞에서 김정은·인공기 사진을 불태운 사람들에 대한 수사에 나선 직후 게재됐다. 

    동영상 출연을 결심한 청년들은 현송월을 국빈처럼 대우하는 모습과, 인공기를 불태웠다고 수사에 나선 경찰의 행태에 분노를 느겼다고 밝혔다.

    퍼포먼스에 동참한 사업가 박세준(31)씨는 지난 23일 김정은 사진을 불태우는 동영상을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올렸다. 해당 동영상은 수백 건 이상 공유됐고, 5일이 지난 지금까지도 '김정은 화형식'에 동참하는 누리꾼의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동영상에서 "저는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20대 청년입니다", "저는 두 자녀의 엄마입니다", "저는 30대 국민으로서 자유 대한민국을 사랑합니다" 등의 짧은 소개말을 남기고, 김정은·인공기 사진을 찢거나 불태웠다.

    박씨는 "김정은 사진 태우는 걸 가지고 나라에서 수사를 할 수 있다고 하니까 어이가 없고 화가 나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동영상 게재 후 '통쾌하다', '동참하겠다'며 주변으로부터 격려의 메시지도 많이 받았지만,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욕설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박씨는 그러면서도 “나와 비슷한 또래 청년들이 같은 목소리를 내주고 있어 큰 힘이 된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정부가 추진한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에 대해 "(국가대표팀이) 그동안 올림픽만 바라보며 운동했을 텐데, 3명은 뛰지도 못하고 태극마크도 못다는 데다 애국가가 아닌 아리랑을 불러야 하는 게 말이 안 된다"며, "정치적인 문제로 이렇게 희생을 강요할 수 있나. 이런 게 바로 전체주의가 아닌가 우려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