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북한, 미국인 나선 특구 체류허가 일제히 무효 처리”
  • 북한 나선 특구의 항만에 있는 크레인. 북한이 최근 나선 특구에 투자한 미국인들을 쫓아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나선 특구의 항만에 있는 크레인. 북한이 최근 나선 특구에 투자한 미국인들을 쫓아냈다고 한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정은 정권이 북한에 있던 미국인들의 ‘체류 허가’를 2017년 말 모두 무효 처리, 나선 특구에서 사업을 하던 미국 국적자들을 내쫓고 다시는 북한에 갈 수 없게 만들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26일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북한은 장기간 북한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에게 ‘상주 허가증’을 발급해주는데 미국인에게 발급한 ‘상주 허가증’을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직권으로 모두 무효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한 재미교포는 “미국인에게 발급했던 ‘상주 허가증’을 북한이 2017년 말을 기해 모두 직권으로 말소 처리했음을 최근에야 알게 됐다”면서 자신이 나선 특구에서 운영 중인 업체를 방문할 길이 막혔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재미교포는 “미국 정부가 미국인의 방북을 금지하면서 미국인에게 상주 허가증을 발급할 의미가 없어졌으므로 일괄적으로 말소했다는 것이 북한 당국의 설명이었다”면서 “미국 정부의 조치에 대한 맞대응 차원이라는 말에 항의를 할 수도 없었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고 밝혔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인 소식통은 “김정은 정권은 나선 특구에 투자한 외국인에 한해 장기간 체류가 가능하고 입출국이 자유로운 상주 허가증을 발급해주고 1년 단위로 갱신해 왔다”면서 “이 상주 허가증을 가진 외국인은 북한에서 사무실을 장기 임대할 수도 있고 북한 국민을 직원으로 고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중국인 소식통은 “나선 특구 외에도 평양에 상주하는 외교관과 그 가족, 중요한 외국인 투자자에게는 평양에 상주할 수 있는 허가증을 발급해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나선 특구와 달리 취득이 매우 어려워 평양 상주 허가증을 가진 외국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김정은 정권은 외화벌이를 위해 외국 자본의 나선 특구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선 바 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재미교포와 같이 미국인 가운데서도 나선 특구에 투자한 사람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 정권이 이런 미국인 투자자를 “미국 정부의 미국인 방북 금지 탓”이라며 모두 내쫓은 뒤에 할 일은 개성공단 폐쇄 이후에 그랬듯이 자재와 설비를 마음대로 사용하거나 처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