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휩싸인 교장공모제…"좌파교육감 보은인사 전락"

전문가들 "60년 지속된 현행 교장 승진제, 어느 제도보다 공정·투명한데도 정부가 입맛대로 개편"

정호영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1.27 20:45:43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가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와 함께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교육 대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교육부의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를 반대하며 정부세종청사·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집회를 벌이고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회장 하윤수)가 이번엔 국회에서 교장공모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토론회를 열었다.

교총은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와 함께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교육 대토론회를 열였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은 "법제화가 이뤄진 2012년부터 시행된 교장공모제는 사실상 좌파교육감들의 보은인사와 전교조 발탁용으로 전락했다"며 "공정한 교장임용제도를 위한 바람직한 방안을 모색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교총 창립 70년만에 처음으로 청와대 앞에서 집회를 벌였지만 정부와 교육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오늘 국회를 찾은 것은 단순히 토론회하려고 온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들께서 나서주십사 설득하기 위해 왔다. 교육 근간이 무너지고 나면 아무것도 없다"고 울분을 토했다. 

교장공모제는 경력 15년 이상 평교사를 교장 자격증 없이 교장으로 발탁하는 제도로, 당초 승진 위주의 교직문화와 교장 임용방식의 다양화라는 취지로 지난 2007년 도입됐다. 그러나 시행 이후 특정 단체가 공모 교장으로 대거 임용되는 등, 공개되지 않는 검증 절차·보은인사·학교의 정치화와 같은 여러 문제점이 드러났다.

지난해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감에서 공개한 '2015-2017학년도 무자격 내부형 공모교장 발령 현황'에 따르면 전국 17개 시·도별 총 50명의 교장 중 전교조 출신은 40명(80%)으로, 다수가 지부장·지회장 등 핵심간부 출신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전원은 평교사에서 곧바로 교장으로 승진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지난달 27일 교육공무원임용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며, 혁신학교 공모교장 비율을 신청학교의 15%로 제한한 조항을 삭제했다. 무자격 교장공모제가 전면 확대될 수 있는 여지가 열린 것이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은 "전교조 출신들이 대부분 교장공모제로 교장이 됐다. 보은인사, 코드인사라는 지적도 있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들을 어떻게 개선해야 할지부터 논의해야 하는데 오히려 확대 시행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조훈현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기자

발제를 맡은 류청산 경인교대 교수는 "교장으로서 실력과 자격은 어떻게 다른지 구체적인 정의가 내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무자격 교장공모제가 확대 추진되고 있다"며 "현행 승진 제도는 60년 동안 다양한 시행착오와 문제점을 개선하며 명확한 항목과 자격 요건을 명시했다. 이런 것들이 바로 실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경기도가 시행하고 있는 교감승진후보자 규정을 예로 들었다. 현행 경기도 교감승진후보자 규정은 △20년 이상의 경력(70점) △다면평가에 의한 근무성적(100점) △연수참여성적(27점) △연구실적(3점) △도서벽지 및 농어촌 학교 근무경력 가산점(14점) 등이 합산돼 가장 높은 성적을 기록한 교원이 교감에 임용된다.

류 교수의 다음 설명은 '자격보다 실력이 우선'이라는 교장공모제 찬성자들에게 '교장의 진짜 실력과 자질'이 무엇인지 반문하고 있다.

"실제 교육현장에는 업무가 많은 보직교사나 근무여건이 좋지 않은 도서벽지근무 기피 현상 등의 문제가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것이다. 국민들의 교육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해 불가피한 업무를 선택하는 선생님이 있는 반면, 가정과 삶의 질을 중시하는 선생님도 있다. 오랜 시간 묵묵히 기피업무를 수행하며 학교의 주요 보직을 거친 교사들은 승진을 준비하게 된다. 자신의 희생과 헌신을 통해 체득한 리더십과 관리자로서의 자질은 생각과 말만 가지고 형성할 수 없다."

윤완 전 안양덕현초 교장도 "현행 교장승진제도만큼 합리적이고 투명한 제도가 없다. 밖에서 보면 꾀죄죄하다고 할 정도로 소수점까지 따져가며 검증한다. 반면 교장공모제는 심사과정에서 학연·지연이 개입될 여지가 높고, 학교 현장이 정치화 이념화된다는 것이 이미 확고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 관계자인 장미란 교육부 교원정책과장이 동석해 무자격 교장공모제 추진 배경과 개선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장 과장은 "기존 내부형 교장공모 15% 제한 기준을 없애면서 많은 분들이 우려했던 것은 '현행 교장승진체계를 흔든다', '절차상 다른 요소가 개입될 여지가 많다' 등 크게 두 가지"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전체 국공립학교 9,955개교 중 1,792개교에서 교장공모제를 시행하고 있는데, 전체의 18% 수준이다.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내부형 공모제에서 자격증 미소지자 교원이  교장으로 임용된 사례는 56명으로, 전체 0.6%에 불과하다. 99%는 기존 승진체계로 교장 승진이 이뤄지고 있다. 기존 승진체계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절차상 공정성에 대한 부분은, 교육감이 임의로 뒤집지 못하도록 제한사항을 둬 보완하고 있다. 심사위원의 구성비율과 방법을 명확히 하고 명단을 공개하는 등 객관적인 평가가 가능하도록 법령에 명시할 계획이다."

무자격 교장공모제 전면 확대로 학교의 정치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장 과장은 "전에는 학부모 위원 비율에 대해서만 제한을 뒀지만 앞으로는 학부모위원 40-50%, 지역사회(외부인사) 10~30% 등으로 규정하는 등 절차적인 면에서 보다 명확하기 때문에 특정단체랑 연결돼서 교장이 되거나 하는 그런 부분은... (없다)"고 강조했다.
 
'공모 교장에 전교조 출신 핵심인사들이 다수 차지하고 있다'는 전희경·나경원 의원실 자료에 대해서 묻자 "전희경 의원 자료는 보긴 했지만, 우리가 공식적으로 조사하지 않았고, 조사할 수도 없는 부분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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