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신화' 이룬 정현, '최강 페더러' 꺾고 "결승 가즈아~"

"녹색이 눈에 좋대요" 정현이 테니스 라켓 잡게 된 사연

'다크호스' 샌드그렌 3-0 완파, '4강 고지' 올라
'무결점' 선수 로저 페더러에 젊음과 패기로 도전
근육 강화로 파워 업그레이드..스트로크 위력 배가

조광형 기자 프로필 보기 | 최종편집 2018.01.25 21:15:42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세계랭킹 58위·삼성증권 후원)이 한국 시각으로 지난 24일 펼쳐진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테니스 샌드그렌(세계랭킹 97위·미국)을 3-0으로 꺾고 한국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에 안착했다. 준결승에서 정현이 맞붙게 될 상대는 '테니스의 황제'로 불리는 로저 페더러(38·세계랭킹 2위·스위스)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는 페더러지만, 조코비치를 이기고 파죽지세로 올라온 정현이 심리적으론 더 우위에 있을 것이란 낙관론도 들린다. 과연 정현이 페더러를 넘어서 결승까지 진출하는 '대이변'을 연출할 수 있을지 전세계 테니스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살아 있는 전설' 로저 페더러, 모든 면에서 '역대 최강'


로저 페더러는 역대 테니스 스타들 중에서도 '최강'으로 평가 받는 인물이다. 1981년생으로 정현보다 16살이나 많지만 기량와 체력, 모든 면에서 여전히 전성기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에서 총 19번 우승하는 금자탑을 쌓아 올렸고, 통산 전적이 1,132승(2018 호주오픈 제외) 250패로 81.9%의 높은 승률을 자랑한다.

2004년 2월부터 2008년 8월까지 237주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달성, 역대 최장기간 연속 세계 랭킹 1위를 유지한 진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윔블던 이후 무릎 부상 여파로 올림픽 출전권까지 포기하면서 주위의 우려를 사기도 했지만, 지난해 52승 5패의 경이적인 성적을 거두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반면 정현은 지난해 11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을 거두며 이제 막 '세계무대'에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시작한 신예 스타다.

주니어 선수 시절, '오렌지볼 12세 이하 대회'와 '윔블던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각각 1,2위를 거머쥐며 기대주로 주목을 받은 정현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과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각각 단·복식 금메달을 획득하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 떠올랐다.

2016년 페더러와 마찬가지로 부상 후유증으로 기나긴 휴지기를 가진 정현은 지난해 메이저 대회인 프랑스오픈 32강에 진출하며 재기의 신호탄을 날렸다. 작년 말 차세대 테니스 월드스타를 가늠해보는 대회(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게 정현이 거둔 역대 최고 성적이다.

약시로 고생하다 '녹색이 좋다'는 말에 테니스 시작


정현은 어린 시절 고도 근시와 약시로 고생하다 '녹색이 눈에 좋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녹색 코트'에서 펼쳐지는 테니스를 치게 됐다는 일화가 있다. 어린 시절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 수영을 시작했다는 박태환을 연상케 하는 대목이다. 취미와 치료 차원에서 시작했지만 중학생 때부터 타고난 잠재력이 폭발하면서 결국 프로 테니스 선수로 성장했다.

정현은 테니스를 시작하면서 두 가지를 얻게 됐다. 첫 번째는 약시를 극복하기 위해 더욱 집중해서 사물을 보다보니 오히려 '동체시력'이 좋아졌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이같은 선택으로 대한민국 테니스 선수 중 그 누구도 밟아보지 못한 전인미답의 길을 걷게 됐다는 점이다.

테니스 선수 출신인 아버지가 정현의 모교인 수원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을 지낸 것도 큰 도움이 됐다. 현재 테니스 선수로 활동 중인 친형과 아버지 덕분으로 자연스럽게 라켓을 쥐케 된 정현은 승패에 연연하지 않고 즐기면서 테니스를 치다 실력이 늘어난 경우다.

그러나 전문 테니스 선수로 성장한 이후엔 게임에 나가면 반드시 이겨야 직성이 풀리는 승부사로 변신했다. 어떤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고도의 집중력을 유지하기 위해 심리학 전문가로부터 꾸준한 상담을 받고 있는 것도 정현의 남다른 승부욕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해 약점으로 지목됐던 서브와 포핸드 스크로크 연마에 주력한 정현은 경기를 거듭하면서 점점 '무결점 선수'로 진화하는 중이다. 최근 윤용일 코치와 결별하고 '네빌 고드윈'을 코치로 선임한 것도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기 위한 정현의 '의지' 때문이었다.

지난 겨울 태국에서 실시한 특별 훈련도 정현의 실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고드윈 코치의 지도로 '코어 근육' 강화에 매진한 정현은 이전보다 포핸드 스크로크가 강력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이번 호주오픈에서 정현에게 완패한 센드그렌은 "정현의 포핸드가 위력적이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페더러 "정현을 어떻게 상대해야할지 모르겠다" 감탄


페더러의 기량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삼십대 후반이라는 나이를 무시할 수는 없다. 페더러는 경기 중 자신의 체력을 아끼기 위해 승부를 빨리 거는 스타일이다. 평균 경기 시간은 2시간이 안될 정도로 빠른 경기 운영을 추구한다. 따라서 정현은 이를 역이용해야 한다. 최대한 랠리를 길게 끌면서 각도를 크게 바꾸는 포핸드로 페더러를 빨리 지치게 할 필요가 있다.

페더러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정현이 조코비치를 상대로 믿을 수 없는 경기를 펼쳤다"며 "지금 당장은 수비적으로도 뛰어난 그를 어떻게 상대해야할지 모르겠다"는 감탄사를 남겼다. 페더러의 인터뷰를 보면, 그가 정현을 거의 '완성형'에 가까운 선수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테니스계의 레전드로 통하는 페더러가 정현을 상대로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만으로도 엄청난 사건이라는 얘기들이 많다. 정현이 일으킨 돌풍이 찻잔 속의 폭풍에 그칠지, 아니면 메가톤급 태풍으로 진화할지 여부는 전적으로 오는 26일 열리는 4강전에 달려 있다. '패기'와 '관록'이 맞붙는 호주오픈 준결승전에 테니스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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