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노조 "보도국장 내정 노사합의 파기", 최 사장 "사장 인사권 침해"
  • ▲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2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최남수 YTN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호영 기자
    ▲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25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최남수 YTN 사장 퇴진을 촉구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호영 기자

    YTN 노조가 ‘총파업 불사’를 외치면서, 최남수 YTN 사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YTN지부는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언론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최남수 사장 퇴진을 위한 총파업’을 다음 달 1일 시작한다고 밝혔다.

    YTN 사장후보추천위위원회·이사회 동의를 거쳐 지난해 12월29일 YTN 사장으로 취임한 최 사장의 출발은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최 사장과 노조와의 갈등은 지난 5일, 최 사장이 신임 보도국장으로 송태엽 부국장을 지명하면서 불거졌다. 

    신임 보도국장으로 해직기자 출신인 노종면 앵커실 부장을 추천한 노조는 "최 사장이 노사합의를 파기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보도국장 내정자였던 노종면 기자도 "사장의 적폐청산 의지·언론개혁 자격 등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어떤 직을 맡는 것도 무의미하다"며 보도국장직 거부 의사를 밝히고, 최 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노조의 반발을 예상한 듯 최남수 사장은 지난 6일 "(노종면 부장에 대한)지명 논의는 있었지만, 노 부장이 임명 거부의사를 밝혔고, 사장 선임도 반대해 재지명은 설득력이 없다"며 "(송태엽 부국장 지명은) 개혁과 안정을 조화시킨 선택"이라고 주장했다.

    최 사장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언론노조의 반발은 거세다. 

    김환균 언론노조위원장은 이날 "어떻게든 사장 취임해보려고 마음에도 없는 말 내뱉은 것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최남수씨는 YTN에 1초도 머물러서는 안 되며,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는 성재호 KBS새노조위원장·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김경자 민노총 수석부위원장 등 앞서 각 방송사 파업에 앞장섰던 인물이 한 자리에 모여 YTN 노조를 지원했다.

    성재호 위원장은 "최남수의 표정은 아주 익숙하다. (앞서 퇴진한) 김장겸·고대영의 얼굴에서 느꼈던 표정이다. 우리가 승리한 것처럼 최남수도 얼마 가지 못할 것이고, YTN이 언론적폐청산의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축사했다.

    김연국 언론노조 MBC본부장도 "지난 2008년을 똑똑히 기억한다. 저들은 야수처럼 우리를 장악했다. 하지만 해빙은 순간이라는 것을 MBC 투쟁을 통해 실감했다. YTN도 우리처럼 승리할 것이며, 완전한 언론자유·적폐청산의 그날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YTN 언론노조는 31일까지 최 사장이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다음달 1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반면 최 사장은 지난 8일 기자회견을 통해 "YTN 사태의 본질은 노사합의 파기가 아니라, 노조가 인사권을 확보하고 사장의 권한을 침해하려는 데 있다"며,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YTN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평창올림픽 개최를 눈앞에 둔 정부가, 이번 사태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