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바라보는 국내 시선, 극과 극으로 엇갈린 양상
  • ▲ 24일 네이버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는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이 1~2위에 랭크되며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었다. 화면은 최근 1달간 각각 검색된 '평화', '평양' 단어 비교 분석표ⓒ네이버 트렌드 화면 캡처
    ▲ 24일 네이버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는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이 1~2위에 랭크되며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었다. 화면은 최근 1달간 각각 검색된 '평화', '평양' 단어 비교 분석표ⓒ네이버 트렌드 화면 캡처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이 16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의 올림픽 준비 과정을 바라보는 국내 시선이 극과 극으로 갈라지는 모양새다.

    24일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선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이 1~2위를 다퉜다.

    이날 실검 전쟁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대통령 생일 축하 이벤트로부터 촉발됐다. 24일은 문 대통령의 65번째 생일이다.

    지난 23일 일부 문재인 지지자들은 SNS를 중심으로 "문재인 대통령 생신을 맞아 평화올림픽이라는 5글자를 통일해 실검에 올리자"고 선전(宣傳)했다. '오전 10시, 12시, 오후 2시, 4시' 등 시간도 구체적으로 정했다.

    이에 호응한 친문(親文) 네티즌들이 포털에서 '평화올림픽'을 입력하며 평화올림픽은 이날 오전 4시 13분 처음으로 실검 1순위에 올랐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평양올림픽'으로 맞대응하는 응수 작전이 펼쳐졌다. 이날 오전 1시 30분경부터 실검 상위권에는 '평양올림픽'이 등장했다.

    이후 '평화올림픽'과 '평양올림픽'은 1위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현재 오후 5시 30분 기준으로 '평양올림픽'은 실검 4위, '평화올림픽'은 실검 6위를 기록하고 있다.

    실검 전쟁은 좌우 진영의 대립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북한을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좌파 진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지지해줘야 한다"는 분위기다. 23일 청와대가 입장문을 내고 "일각에서 평양올림픽 딱지를 붙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내비친 데 대한 응원 격이다.

    반면 우파 진영은 최근 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 현송월 북한 삼지연 관현악단장 방남, 마식령 스키장 공동 훈련, 남북 선수 공동 입장, 한반도기 사용 등 올림픽이 준비되는 일련의 과정과 관련해 "평양올림픽을 하자는 것이냐"며 불편한 심기를 여과없이 드러내고 있다.

    특히 북측이 지난 19일 예술단 사전점검단 방남 일정을 돌연 중단하고 사유에 대한 설명 없이 21일로 방남 일정을 재통보한 후 평창올림픽을 바라보는 우파 진영의 반감이 확대됐다는 분석이 크다.

    현송월 일행이 서울역에서 강릉으로 이동할 당시, 접근하는 취재진을 제지하기 위해 정부 측 관계자가 이를 막아서며 "불편해하시니 질문하지말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 분위기는 더욱 커졌다. 정부 측 관계자가 마치 북측 인사를 호위하는 듯한 인상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누리꾼들은 '실검 전쟁'이 각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flow****'는 "평양올림픽이니 뭐니 하는 것들은 절대 올림픽 보지 마라. 1초도 시청하지 마라 평양올림픽이잖아? 알았지? 티비보는 것들 다 대머리 돼라"는 글을 게재했다.

    반면 아이디 'dlwl****'는 "누가봐도 평양올림픽 아니냐? 세계인의 축제를 죽쒀서 정은이 주고 앉아 있네. 군(軍) 복무기간도 단축시킨다더니 안보의식 하나 없는 자를 대통령이라고 앉혀놨으니... 임기초반엔 미사일도발에 대응도 잘하더만 왜 산으로 가냐"고 성토했다.

    이외에도 "올림픽 전날 북한 열병식이라니... 대한민국 정부의 무능함이 보인다", "평양올림픽이라고 모든사람들이 느끼는데 이걸 청와대만 모르는 건가?"하는 댓글도 많았다.

    해당 현상을 두고 야권의 반응도 냉랭하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대변인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재인 생일', '평화올림픽' 등이 당당하게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장식했는데 우리는 어떤 세력이 인터넷 여론을 조작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