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건군절 2월 8일로 앞당겨…평창 동계올림픽 전날 무력시위
  • 美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이 촬영한 평양 미림비행장 인근 광장. 희미하게 보이는 줄과 점이 모두 북한군이다. ⓒ美VOA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이 촬영한 평양 미림비행장 인근 광장. 희미하게 보이는 줄과 점이 모두 북한군이다. ⓒ美VOA 관련보도 화면캡쳐.
    김정은 정권이 ‘건군절’을 기존의 4월 25일을 2월 8일로 앞당겨 실시한다고 밝혔다.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실시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미국 상업용 인공위성에 포착됐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24일 “북한 현지시간으로 23일 오전 10시 16분, 평양 인근 미림비행장 북쪽에 위치한 광장을 찍은 위성사진에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이는 대규모 병력의 움직임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美상업용 위성업체 ‘플래닛’의 현지 촬영사진을 분석한 결과 미림 비행장 북쪽 광장 곳곳에 병력으로 추정되는 군인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고 한 켠에는 차량 수백여 대가 주차돼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이 광장은 북한이 과거에도 열병식을 열었던 곳으로 최근 한국군 합동참모본부도 이곳에서 북한이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한국 언론들은 북한이 건군절을 한국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하루 전인 2월 8일로 변경했으며, 이날 열병식을 열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1월에 같은 장소를 찍은 위성사진에는 병사들이 좀 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면서 시간대 별로 찍은 사진을 소개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지난 1월 11일 오전 10시 15분 촬영 사진에는 병력으로 보이는 20여 개의 점이 광장 중심에 도열해 있고, 오전 10시 44분 촬영 사진에는 앞 두 줄의 병력들이 왼쪽 도로로 이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촬영한 2장의 위성사진에서도 30분 사이에 병력 대열이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광장에 있는 수 백여 대의 차량은 2017년 11월 말부터 집결하기 시작, 12월 말에 현재의 대형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2017년 11월 21일에는 광장에 차량이 한 대도 없었지만 11월 27일에는 주차장의 4분의 1을 차량들이 채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 북한군이 2월 8일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벌일 경우 세계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안전 문제를 다시 생각할 수도 있다.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당시 북한군 열병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군이 2월 8일 평양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벌일 경우 세계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안전 문제를 다시 생각할 수도 있다. 사진은 2017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당시 북한군 열병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2017년 12월 31일에 주차 공간 전체를 차량으로 채웠다고 한다. 북한의 병력 수송용 트럭이 보통 10여 명을 태울 수 있다고 가정하면 최소한 1만 명 이상의 북한군 병력이 이곳에서 뭔가 훈련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북한군 병력과 차량이 모여 있고, 해당 광장은 과거에도 열병식에 쓰인 전례가 있어 북한이 이 곳에서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닉 한센 美스탠포드大 국제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의 분석도 소개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닉 한센 연구원은 보다 화질이 좋은 위성사진을 바탕으로 “VOA가 참고한 사진에서 점으로 보이는 것은 40~50여 명의 북한군 병력이며, 해당 광장 남쪽에 항공기들도 도열해 있다”면서 이들이 북한 건군절 열병식에 동원된 병력과 장비일 것으로 추정했다고 한다.

    북한이 이처럼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전날 대규모 열병식을 통해 ‘무력시위’를 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별다른 대응책을 마련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청와대와 국방부는 김정은 정권의 2월 8일 열병식으로 인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악영향이 생기는 데 대해서는 별 다른 걱정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북한군 병력의 이동과 열병식에 대해 군 당국은 “현재 북한군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철저한 대응태세를 갖출 것”이라는 판에 박힌 답변만을 내놨다. 군 당국은 이보다는 ‘남북군사회담’ 재개와 관련해 북한군 측의 연락을 더 기다리고 있다는 소식이 국방부 안팎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