劉, 호남 기반 국민의당 反통합파 겨냥 "지역주의 팔아 정치해본 적 없어"
  • ▲ 광주 5.18 민주 묘역에서 참배를 하고 있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뉴데일리 DB
    ▲ 광주 5.18 민주 묘역에서 참배를 하고 있는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 ⓒ뉴데일리 DB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23일 호남의 '정치 1번지'로 여겨지는 광주를 찾아 민생 챙기기에 나서 통합 국면에 주도적인 행보를 보였다.

    유 대표는 이날 오전 현장 최고위 회의에서 통합공동선언 이후 첫 지방 행선지로 호남 선택한 배경에 대해 "사실 대표가 되고 광주·전주에 못 와봐서 마음 한 구석이 불편했다"며 국민의당에 호남에 지역구를 두신 23분이 계시고 뭔가 지도부가 통합 문제에 대해 각오하고 나와서 호남인들을 뵙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난주 공동선언하고 나서 광주를 제일 먼저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저는 대구 시민들께서 네 번 뽑아준 정치인이지만, 한 번도 지역주의를 팔아서 정치해본 적이 없다"고 밝혀 영남 중시 의혹에 거리를 두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이어 "옳은 해법이 무엇이냐, 오로지 그것만 보고 가면 되지 옳은 길이라는 게 광주나 대구 사람 뭐 그렇게 다르겠는가"라며 "차이를 두고 장벽 있다고 그러는 것은 과거 지역감정 악용해서 정치생명 연장해왔던 구태 정치인들의 몫이었고, 통합신당은 구태정치와 결별해 당당한 방법으로 진정성을 가지고 지역주의 장벽을 극복하겠다"고 주장했다.

    당초 유승민·안철수 양 대표는 지방선거 지지 확보 전략으로 연령대는 20·30 세대, 지역으로는 수도권 중심으로 나아가고자 했다. 수도권 지지층은 고정적인 양상인 반면 호남 민심은 국민의당 통합 반대파 존재로 이탈 가능성이 있어, 지방 행선지로 서둘러 호남부터 내려가 지역주의 탈피를 주장하고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 ▲ 유승민 대표가 5.18 민주묘역 방명록에 남긴 글. ⓒ뉴데일리 DB
    ▲ 유승민 대표가 5.18 민주묘역 방명록에 남긴 글. ⓒ뉴데일리 DB

    유 대표는 그동안 국민의당과의 통합 과정에서 '호남 배제론'을 제기한 것 아니냐는 시비에 휘말려 호남 중진 의원들과 갈등이 심했다. 이에 대해 유 대표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전에 묘하게 박지원 전 대표 같은 분이 저의 지역주의 극복과 탈피를 '호남 배제'라고 말을 비틀어서 오히려 호남 지역주의를 자극하는 구태를 보였다"며 "그게 국민의당 내분의 한 원인"이라고 해명해 비난의 화살을 돌린 바 있다.

    이 같은 논란을 인식하고 있는 유 대표는 이날 "호남이 개혁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등의 말로 적극 해소에 나섰다. 아울러 말로만 그친 것이 아닌 지역 소상공인과 만나 고충을 듣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자리를 마련하는 등 행동을 보였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호남에서의 지지 확보 또한 중요하다고 본 것이다.

    유 대표는 영하 5도의 기온에 함박눈이 내리는 한파에도 여의치 않고 5.18 민주 묘역 참배를 진행했다. 묘역 비석에 새겨진 이름을 자세히 살펴보며 안내인의 설명을 챙겨 들었다. 항간에 떠도는 '호남 배제' 의혹을 일축해두고, 통합에 비교적 호의를 보이지 않은 호남 민심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주의와 진영논리를 극복한 신당 창당을 공언해 온 유 대표가 향후 통합 반대파 '박·정·천(박지원·천정배·정동영)'의원들의 색깔 공세를 무마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