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 죄여오는 수사망에도 동요 없어… 되레 동계올림픽 선수단 격려
  • 테니스를 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사진DB
    ▲ 테니스를 치고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습(자료사진). ⓒ뉴시스 사진DB

    검찰이 측근과 가족들을 향한 먼지털이식 하명수사에 나서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취미인 테니스 분야에서 세계적 쾌거를 이룬 정현을 칭찬하는 등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지은 죄가 없으면 마음에 거리낄 것이 없이 평온하다는 옛말처럼, 조여오는 수사망에도 불구하고 명경지수(明鏡止水)의 안정된 심리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3일 페이스북에 "세계적인 선수를 정신력으로나 기술적으로 압도하는 정현의 경기를 보며 큰 감동을 받는다"며 "아름다운 청년, 정현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감상을 남겼다.

    그러면서 일부 우리 선수들이 현 정권의 무리한 남북단일팀 결성으로 출전 기회조차 잃고 망연자실해 있다는 점을 의식한 듯 "정현 선수의 쾌거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있는 우리 선수들에게도 큰 용기와 힘이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테니스 사랑은 각별하다. 평소 테니스로 건강관리를 하며, 대통령 재임 중에도 일주일에 한두 차례 정도는 청와대에서 테니스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0년 나눔장터에 소중한 자신의 중고 테니스라켓을 내놓아 낙찰된 180만 원 전액을 불우이웃돕기에 기부했다. 2011년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신년산행에서는 "테니스가 격렬하지만 꾸준히 하던 사람은 괜찮다"며 "언제까지 테니스를 칠 수 있을까"라고 각별한 테니스 사랑을 드러냈다.

    테니스는 건강관리와 취미의 차원을 넘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기여하기도 했다.

    일례로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던 박형준 전 국회사무총장은 전국 교수 테니스대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을 정도로 테니스 실력자인데, 이명박 전 대통령과는 "테니스로 많이 가까워졌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이같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테니스 사랑을 염두에 둘 때, 정현이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꺾고 세계 메이저대회인 호주 오픈 8강에 진출한 쾌거는 페이스북에 능히 감상을 올릴 법한 사건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전날 83세 노구인데다가 건강이 좋지 않아 양안 시력이 모두 실명 위기인 친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권력의 비정한 압수수색을 당했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뜻밖의 SNS 행보로 볼 여지도 없지 않다.

    이와 관련해, 전혀 지은 죄가 없고 마음에 거리낄 게 없기 때문에 이처럼 명경지수와 같이 차분한 모습을 유지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