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중국 소식통 “도로 상태 엉망…겨울에는 대형사고 빈발”
  • ▲ 한 해외 여행작가가 촬영한 '평양-원산 고속도로'의 모습. 이것이 고속도로면 한국의 강변북로 같은 자동차 전용도로는 '아우토반'이다. ⓒ해외 여행블로그 화면캡쳐.
    ▲ 한 해외 여행작가가 촬영한 '평양-원산 고속도로'의 모습. 이것이 고속도로면 한국의 강변북로 같은 자동차 전용도로는 '아우토반'이다. ⓒ해외 여행블로그 화면캡쳐.
    북한에도 고속도로가 있다. 평양-원산 고속도로와 평양-개성 고속도로가 대표적이다. 그런데 북한 고속도로의 실제 평균 주행 속도가 25km/h에 불과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22일, 최근 북한을 다녀온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평양-원산 고속도로’의 실태를 전했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중국 소식통은 2017년 12월 사업차 북한을 찾아 ‘평양-원산 고속도로’로 이동했던 경험을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 도로 가운데 가장 양호한 도로로 알려진 ‘평양-원산 고속도로’가 연장 172km인데 평양에서 오전 9시에 승용차로 출발한 뒤 원산에 도착하니 오후 4시가 넘었다”면서 “7시간이 걸린 셈이나 시간당 30km 속도도 못 낸 셈”이라고 전했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북한의 도로 상태는 워낙 엉망이라 겨울철에 대형 교통사고가 많이 일어난다”면서 “북한을 대표하는 고속도로라는데 파손된 곳이 너무 많아 자동차가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소식통은 “평양에서 원산으로 가던 날 날씨가 몹시 춥기는 했어도 맑았다”면서 “그런데 도로 옆에는 며칠 전에 온 눈을 치우는데 동원된 주민들이 얼어붙은 눈을 호미로 쪼고 삽으로 긁어내고 있어 내 눈을 의심할 지경”이었다며 ‘평양-원산 고속도로’의 현실을 설명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안북도 소식통 또한 중국 소식통의 말을 뒷받침했다고 한다. 그 또한 “북한에서는 특히 겨울철에 대형 교통사고가 자주 일어나는데 부실한 도로관리 때문”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이 소식통은 “지금까지 당국에서는 도로관리 문제를 한 번도 거론한 적이 없었다”면서 “한번은 김정은이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 일제 중고차 때문에 사고가 많이 난다고 말해 일제 차를 모두 없앤다며 소란을 떤 적도 있었다”고 전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제는 운전대가 오른쪽에 있는 일제차는 거의 사라졌는데 올 겨울에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슨 핑계를 댈지 궁금하다”며 당국을 비웃었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과 접촉한 평양 출신 탈북자는 “평양-원산 고속도로는 중앙 분리대 1개 차선을 포함해 5개 차선으로 돼 있는 구간이 여러 곳이 있는데, 이곳은 유사시 군용기 활주로로 사용하기 위해 넓혀 놓은 것”이라며 “만약 해당 구간 도로의 파손된 부분을 그대로 방치한 상태라면 전시 비상활주로로 사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이 탈북자는 또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도로 포장용 아스콘, 건설자재 등을 수입 못하는 상황이어서 정상적인 도로 관리는 더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한다.

    실제 해외 여행가들이나 기자들이 촬영한 ‘평양-원산 고속도로’는 도로 폭이 한국의 지방도와 비슷한 정도이며 노면 상태는 여기저기 부서져 있고, 가드 레일이나 중앙분리대가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사고 위험이 매우 커 보인다.

    이는 남북이 통일된 이후 북한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 가운데 하나가 도로망과 철도 보수라는 지적에 설득력을 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