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스코어 3-0으로 16강전 승리한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 진출 쾌거
  •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2세·58위·삼성증권 후원)이 자신의 우상 조코비치를 꺾고 대한민국 선수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에 진출하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정현은 22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4위·세르비아)를 세트스코어 3-0으로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조코비치는 한때 세계 랭킹 1위를 달리던 테니스의 최강자.

    2016년 조코비치가 세계 정상의 자리에 있을 때 이 대회 1회전에서 0-3으로 완패했던 정현은 2년 만에 통쾌한 승리를 거두며 한국 테니스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3회전에서 세계 랭킹 4위의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를 꺾고 올라와 기세가 오른 정현은 조코비치와의 경기에서도 조금도 물러서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1세트 초반, 조코비치가 더블폴트를 수차례 기록하며 주춤하는 사이, 정현은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이기며 조금씩 스코어를 벌려 나갔다. 뒤늦게 뒷심을 발휘한 조코비치가 정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을 펼쳤으나 1세트의 승자는 정현이었다(7-4).

    정현은 2세트에서도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따내는 등 선전을 거듭하며 세트스코어 2-0으로 달아난 뒤 마지막 3세트에선 3-3 동점에서 환상적인 랠리로 4포인트를 내리 따내며 3시간이 넘도록 펼쳐진 혈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테니스 선수가 메이저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16강 진출이었다. 1981년 US오픈 여자단식에서 출전한 이덕희도, 2000년과 2007년 US오픈 남자단식에 출전한 이형택도 16강의 문턱을 넘어서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정현이 8강에서 맞붙는 선수가 세계 랭킹 97위의 미국 선수(테니스 샌드그렌)라는 점에서 4강 진출 가능성도 높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정현이 8강에서 샌드그렌을 물리칠 경우 로저 페더러(2위·스위스)-토마시 베르디흐(20위·체코) 경기의 승자와 맞붙게 된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