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악용에 문제제기한 의원 무차별 비난해도 국민 분노·절망감 못 가린다"
  • 올림픽의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서한을 IOC에 발송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을 향해 일부 정권지지자들이 극렬한 관제청원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JSA를 통해 귀순한 북한 장병을 구해낸 미국 의무항공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는 나경원 의원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올림픽의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서한을 IOC에 발송한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을 향해 일부 정권지지자들이 극렬한 관제청원으로 압박을 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JSA를 통해 귀순한 북한 장병을 구해낸 미국 의무항공대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고 있는 나경원 의원의 모습.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올림픽의 정치적 악용 우려에 관한 서한을 보낸 나경원 의원을 향해 일부 문재인정권 지지자들이 관제(官製)청원·관제항의를 벌이자, 자유한국당이 "적반하장"이라며 개탄의 반응을 보였다.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22일 "땀과 노력으로 유치한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헌납되는 것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절망감은 문재인 지지자들이 온라인에서 아무리 덮고 옹호하려 해도 가려지지 않는 형국"이라며 "올림픽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에 문제를 제기한 한국당 의원의 서한을 청와대 청원게시판에서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앞서 이날 오전 한국당 나경원 의원은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평창동계올림픽의 정치적 악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서한을 IOC에 보내게 된 배경을 소상히 밝혔다.

    이 자리에서 나경원 의원은 △남북단일팀 구성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 △금강산 전야제 등을 가리켜 "국제사회의 분위기와 현재의 남북관계에 맞지 않는 이벤트에 불과할 수 있다"며 "지금 결국 핵무기를 사실상 보유한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시선이 그 때 (예전에 남북단일팀을 구성했을 때)보다 더 곱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의 이벤트를 위해서 선수들 개개인의 공정한 기회를 박탈하면서 단일팀을 만든다는 게 너무 안타깝다"며 "정부는 항상 가장 중요한 게 당사자의 의견이라고 늘 말하지 않았느냐"고 꼬집었다.

    이같은 이유로 국내에서 반대 여론이 들불같이 일고 있는데도, IOC와의 접촉 창구는 사실상 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상황이라 나경원 의원이 직접 소신을 담은 서한을 보내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나경원 의원은 "정부 측만이 IOC를 접촉하고 있어 국내의 찬반여론이나 여러 가지 다양한 의견에 대해 IOC가 제대로 모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서한을 보내게 된 것"이라며 "당파적인 것이 아니라, 외교통일위원장을 지냈기 때문에 대한민국의 국익 차원에서 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나아가 "북한의 참가 자체에 대해서는 환영한다"면서도 "단일팀을 구태여 만든다든지 마식령스키장에 가서 공동훈련을 한다든지 금강산의 전야제는 찬성하지 못한다"고 분명히 했다.

    허를 찔린 일부 문재인정권 극렬 지지자들은 관제청원·관제항의로 맞불을 놓는 모습이다.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나경원 의원이 평창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될지도 모른다며 IOC에 단일팀 반대 서한을 보내고 한반도기 입장을 반대한다는 기사를 봤다"며 "그동안의 수고를 물거품으로 만드는 게 아니면 뭔가. 불쾌한 기분"이라는 청원이 올라왔는데, 11만 명이 넘는 현 정권 지지자들이 몰려 관제청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청원이 올라온 시점과 청원 가담 인원을 보면, 조직된 특정 세력이 인위적으로 가세하고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결국 현 정권 지지자들이 관제청원·관제항의를 통해 반대 의견을 억압하고, 현송월 일당을 내려보낸 북측을 위한 심기보좌에 한몫 거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문재인정부는 현송월 일행을 위해 특급호텔의 한 동을 다 비우는가 하면, 국정원은 '불편해하신다'며 심기보좌를 하고 있다"며 "문재인정부는 지금이라도 대북굴욕행보로 남남갈등을 유발하고 올림픽정신을 훼손하며 평창동계올림픽에 먹구름이 드리운 현실과 분노하는 민심을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