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자간담회서 민주당·한국당과 2차통합 부인… 安 '백의종군'에 劉 "책임 회피할 일 아냐"
  • ▲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통합신당과 자유한국당과의 2차 통합과 관련해서는 한목소리로 부인하면서도, 신당의 지도체제에 대해서는 미묘한 의견 차를 보였다.

    안철수 대표는 "양당이 합의해야 결정되는 것"이라며 한 걸음 물러선 반면, 유승민 대표는 "백의종군을 철회하고 서로 끝까지 책임지자"며 등판 가능성을 열어뒀다.

    양당 대표는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카페에서 열린 공동기자간담회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안철수 대표와 유승민 대표가 각각 통합신당에 대한 비전을 밝히고 질문을 받는 시간을 가졌다.

    양 대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설에 대해 "당대당 통합은 없다"고 못박으며, 향후 통합신당으로 넘어올 의원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유승민 대표는 "지방선거가 끝나고 나면 총선까지 1년 10개월 남는데, 자유한국당에 어쩔 수 없이 남아서 정치적으로 연명하고 있는 분이 통합신당에 오겠다 하면 샛문이 아니라 정문, 대문도 열어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물길은 오히려 통합반대파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반대의 방향으로 흐를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대표 또한 "더불어민주당 내에도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있는 의원이 많이 있다"며 "비록 소속은 민주당이지만 통합개혁신당이 제대로 정착하고 뿌리내리고 의정활동을 보여줄 때 합류할 분들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몸은 민주당에 담고 있지만 반문(반문재인) 정서가 있어, 제3지대가 잘 구축되면 넘어오는 사람이 있으리라는 전망이다. 범보수 통합이나 범진보 통합이 아닌, 제3지대에 확고한 방점이 찍혀있다는 데에 양 측이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신당 지도부 체제 등 다른 문제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소 엇갈리는 모양새를 보였다. 특히 비례대표 출당 문제 및 안철수 대표의 백의종군 문제를 놓고는 의견이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기도 했다.

    안철수 대표는 "통합신당 리더십은 양당이 서로 합의를 해야 되는 것"이라며 "각 당을 대표하는 한 사람씩 해서 공동대표가 서는 것 아니면 양당이 합의가 되면 한 사람의 단독 대표가 되는 형태이지, 한쪽 당에서만 대표가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통합신당의 당대표는 유승민 대표가 단독대표 형태로 맡고, 안철수 대표는 백의종군하며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한다는 추측을 부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유승민 대표는 "양당의 대표 자격으로 통합을 논의하는데, 어느날 갑자기 사퇴하면 누구하고 하겠나"라며 "책임을 회피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안철수 대표에게 백의종군을 철회하시라고 말했다"며 "통합신당 완성될 때까진 책임지고하자, 출범하면 지방선거가 불과 몇 달 안 남는데 중간에 물러나는 것은 권력 같은 것 보다는 책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합당을 추진한 당사자로서 끝까지 책임질 자세가 돼 있다. 안 대표도 끝까지 책임져 달라는 것"이라며 "신당 출범하면 첫 한 달, 세 달이 결정적인 골든타임이니 이때 지도부 문제를 가지고 (당이) 우왕좌왕하는 모습 보이면 안 좋다"고 강조했다.

    양당 대표의 엇갈린 반응은 국민-바른 두 진영이 겉으로는 힘을 모으고 있지만 속에서는 이견이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미 2차 탈당으로 대부분의 인원이 정리돼 잃을 것이 없는 유승민 대표로서는 마음껏 강경한 발언을 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에 반해 안철수 대표는 비례대표 출당 문제 등이 아직 남아있다. 통합신당을 차린 뒤 당내 무게중심을 고려할 때, 통합 과정에서 바른정당보다 큰 세력을 쥐고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안철수 대표로서는 난감한 대목이다.

    안철수 대표는 비례대표 출당 문제와 관련해 "그분들은 당이 (지지의) 자산이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지 않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간 간접적으로 출당을 종용해온 유승민 대표는 종래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모양새를 보였다. 그는 "이 부분은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당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혹시 더 큰 틀의 해결책 같은 게 나오게 되면 또 정리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안철수 대표는 이날 오전 오는 28일 발기인대회를 열겠다며 개혁신당 창당을 공식화한 당내 통합반대파를 향해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분당을 공식화하는 것은 도를 넘는 행위"라며 "그런 일이 생긴다면 필요한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어 "당내 소속된 구성원이 신당 창당한다고 창당준비위원회를 만드는 것은 금도를 벗어난 것"이라며 "결국 그러한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