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포퓰리즘, 150억으로 키워… 재난기금 먼지처럼 날려버린 경위 밝혀라"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인사를 받고 있다(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으로부터 인사를 받고 있다(자료사진).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당 회의에서 통합과 관련한 언급을 한 직후, 박원순 서울특별시장의 미세먼지 대책을 맹폭했다.

    박원순 시장의 정책이 비판받아 마땅하긴 하지만, 연일 유례없이 강한 강도로 비판을 내놓는 것과 관련해, 안철수 대표가 통합개혁신당 결성 이후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1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서울시가 어제(18일) 100억 포퓰리즘을 150억 원으로 키웠다"며 "재난관리기금은 곶감 빼먹듯 빼먹으면 되는 쌈짓돈이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전날 서울시는 세 번째로 출퇴근 시간의 버스·지하철 무료운행을 단행했다. 박원순 시장의 '대중교통 포퓰리즘' 한 차례에 시 예산 50억 원이 낭비된다. 벌써 150억 원이 소요됐지만 미세먼지 저감효과는 미비하다는 말이 많다.

    '대중교통 포퓰리즘' 예산은 약 250억 원이 책정됐는데, 두 차례만 무료운행을 더 시행하면 바닥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재난관리기금에서 추가로 돈을 끌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안철수 대표는 바로 이 점을 '저격'한 것이다.

    예산이 효율적으로 사용되고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안철수 대표도 이날 "150억 원이면 노후차량과 승합차 4600대에 매연저감장치를 달 수 있는 액수"라며 "노후차량·승합차 매연저감장치 부착은 서울시가 당초 내년까지 하겠다고 정했다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2022년까지 늦췄던 것"이라고 혀를 찼다.

    그러면서 "상황이 이런데도 또다시 대중교통 무료를 보란듯이 감행한 것은, 괜히 예산만 낭비했다는 게 확인되고 있다"며 "서울시는 150억 원을 먼지처럼 날려버린 경위를 밝히라"고 압박했다.

    안철수 대표의 비판은 정책적 차원에서 마땅한 측면이 있지만, 정무적인 차원에서도 미묘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애초에 시장이 될 수 없던 인물을 서울시장으로 만든 장본인이 안철수 대표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2011년 치러졌던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지지율이 미미했던 박원순 시장에게 '정치적 양보'를 단행해 그를 시장으로 만들었다.

    결국 지금 덧없는 미세먼지 저감대책으로 시 예산 150억 원이 낭비되고 있는 것도 거슬러 올라가면 당시의 '정치적 양보'의 연장선상에서 빚어진 참사가 아니라고는 말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안철수 대표가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정신으로 직접 박원순 시장 '응징'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개혁신당이 다가올 6·13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당의 얼굴'에 해당하는 인물이 서울시장에 출마해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안철수 대표가 통합 이후 서울시장 출마를 위한 '몸풀기'의 차원에서 박원순 시장에게 '돌직구'를 던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