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밴쿠버 20개국 외교장관 회의 후 기자회견서 경고
  • ▲ 캐나다 밴쿠버 외교장관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하는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 ⓒ美AP통신 영상 캡쳐.
    ▲ 캐나다 밴쿠버 외교장관 회의 이후 기자회견을 하는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 ⓒ美AP통신 영상 캡쳐.
    한국에서는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린 20개국 외교장관 회의에서 참가국 모두가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기원했다”는 보도가 넘칠 때 미국에서는 결이 다른 보도도 나오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17일 “렉스 틸러슨 美국무장관이 ‘북한이 외교적 북핵 해법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군사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캐나다 밴쿠버 20개국 외교장관 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점증하는 북한의 위협을 국제사회가 냉정하고 현실적으로 직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만약 북한이 핵무기·탄도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협상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다면 그들 스스로 군사적 옵션의 방아쇠를 당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美-北 간의 현저한 군사력 격차를 고려하면 군사적 상황보다 대화가 북한에게는 가장 유리한 대안이므로 이제는 대화에 나설 때”라며 “하지만 대화를 재개하려면 북한이 먼저 대화를 원한다는 의사를 밝히고, 위협적인 행동을 계속 중단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틸러슨 美국무장관은 또한 “국제사회는 북한을 결코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임을 거듭 다짐했으며, 북한을 다루는 데 있어 한미 양국은 아무런 이견이 없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은 아직 신뢰할 만한 협상 상대라는 점을 증명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자유아시아방송’에 따르면, 캐나다 밴쿠버 20개국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은 회의 공동의장 성명에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 참가 의향을 환영하며, 그런 행동이 올림픽의 평화적 개최와 한반도 긴장 완화, 비핵화 대화로의 진전으로 이어지기를 희망한다”는 내용과 함께 “선박 간 불법 거래를 멈출 수단을 포함해 북한의 해상 밀수에 대응할 것을 맹세한다”며 보다 강력한 대북제재의 뜻도 밝혔다고 한다.

    즉 한국 언론들이 2개의 기사로 나누어 발표한 것과 달리 캐나다 밴쿠버에 모인 20개국 외교장관들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와 이를 계기로 한 남북 대화는 지지하지만, 이것이 비핵화를 위한 대화로 이어지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고, 대북제재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한국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남북 대화를 국제사회가 ‘무조건 지지한다’는 뜻으로 잘못 이해하고, 대북유화정책을 펼쳤다가는 자칫 외교적 재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