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美·日 완전 취업 시대 개막…한국은 ‘취업 빙하기’①
  • ▲ 美뉴욕타임스의 지난 13일 보도. 反트럼프 언론으로 알려진 NYT조차도 현재 미국의 경기 활황을 인정했다. ⓒ美NYT 관련보도 화면캡쳐.
    ▲ 美뉴욕타임스의 지난 13일 보도. 反트럼프 언론으로 알려진 NYT조차도 현재 미국의 경기 활황을 인정했다. ⓒ美NYT 관련보도 화면캡쳐.
    전 세계 정치인들에게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목표 가운데 하나가 취업률 상승이다. 국민들의 취업 문제는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의 정치인에게는 생명을 연장해주는 지름길이다. 경제규모가 큰 선진국, 강대국일수록 취업률을 높이는 것이 어렵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일본은 실업률이 크게 낮아져 사실상 ‘완전고용시대’를 개막했다. 반면 한국은 갈수록 취업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 트럼프 반대 언론마저 “美실업률, 17년 만에 최저”

    지난 13일 美뉴욕타임스(NYT)는 ‘재소자까지 고용할 정도로 노동시장의 인력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현재 미국의 취업률이 엄청난 호황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에 대해 사사건건 반대 메시지를 던져온 NYT조차 현재의 경제 호황은 인정한 것이었다.

    美NYT는 “미국 전역에서 노동시장의 구직자들이 급격히 줄어들자 기업들이 이제는 전과자나 무경험자, 장기 실업자에게까지 눈을 돌리고 있다”면서 “위스콘신州 대인 카운티에서는 실업률이 2%까지 떨어지면서 일할 사람이 너무 없자 교도소 수감자들에게까지 일자리를 제안하고 있다”고 전했다.

    美NYT는 “대인 카운티에서 교도소 수감자들을 고용하는 기업들은 과거와 같이 갱생 차원이나 수감자들에 대한 복지 차원이 아니라 진짜로 일할 사람이 필요해서 이들을 고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美NYT는 2017년 기준 미국의 실업률이 4.1%까지 떨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미국에서 이렇게까지 실업률이 낮아지고 사람 구하기가 어려워진 것은 1999년과 2000년 당시 호황 이래 처음”이라고 호평했다. 이때 미국은 ICT 기업들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닷컴버블’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호황이었다.

    美NYT는 “실업률 감소가 미국 근로자들의 임금 상승으로 이어진 증거는 아직 찾을 수 없었지만 이 또한 시간 문제에 불과하다”면서 향후 美근로자들의 소득 증가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美공영라디오 NPR은 지난 8일 “트럼프의 트윗이 사실일까”라며 그가 이날 올린 “미국 내 흑인 근로자와 히스패닉 근로자의 실업률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트윗을 검증하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美NPR 또한 “2017년 미국 실업률은 4.1%로 17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고 인정하면서 ‘팩트 체크’를 시작했다. 美NPR은 “검증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흑인 근로자와 히스패닉 근로자의 실업률은 거의 최저 수준”이라고 인정했다.

    美NPR에 따르면, 2017년 11월 미국의 흑인 근로자 실업률은 6.8%였다. 이는 1972년 미국의 흑인 근로자 실업률이 역대 최저였던 1972년과 같다. 히스패닉 근로자 실업률도 역대 최저치와 0.1% 밖에 차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美NPR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다만 실업률이 최저치를 가리킨 것은 수사학적인 장난일 뿐”이라며 “월별 일자리 증가 수로 보면 2017년이 2016년보다 못할 때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美NPR은 향후 트럼프 대통령의 사회기반시설 확충 공약 등의 시행과 공화당의 정책에 따라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른다면서 “단기적으로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맞다”고 인정했다.

    트럼프 美대통령이 늘 ‘가짜뉴스’라며 혹평을 하는 CNN, ‘反트럼프 언론’의 선봉에 선 워싱턴 포스트조차도 미국의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저치이며 그의 집권 이후 경제가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해주고 있다.

  • ▲ 美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최저시급을 9달러에서 11달러로 올린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혁에 감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사진은 美뉴스위크가 관련 소식을 보도하면서 편집한 영상. ⓒ美뉴스위크 관련보도 영상캡쳐.
    ▲ 美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최저시급을 9달러에서 11달러로 올린다면서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혁에 감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사진은 美뉴스위크가 관련 소식을 보도하면서 편집한 영상. ⓒ美뉴스위크 관련보도 영상캡쳐.
    ▲ 트럼프 정부에 대한 대기업의 화답 ‘임금인상·보너스 지급’

    ‘反트럼프 언론들’은 이것이 못마땅한 듯 “그러나 대다수 미국인들은 임금 인상률이 2.5%에 불과한 탓에 호황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을 곁들였다. ‘反트럼프 언론들’의 지적도 무조건 틀린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 기업들은 2017년 호황으로 많은 돈을 벌었고, 이익 가운데 일부를 근로자들에게 돌려주려 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2017년 12월 세제 개혁을 통해 법인세를 유럽 수준인 21%까지 낮추겠다고 밝히자 기업들은 자축하는 뜻에서 근로자들의 임금을 올리거나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겠다고 밝히기 시작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내 최대 소매유통업체 ‘월마트’는 “근로자들의 최저 시급을 9달러에서 11달러로 인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포스트, 폭스 뉴스, CNN 머니 등 美주요 언론들은 이 소식을 전하며 “월마트 측은 또한 상근 근로자들의 근속 연한에 따라 200달러에서 1,000달러의 보너스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월마트’ 측은 美주요 언론들에게 “이 모두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혁 덕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냈다고 한다. ‘反트럼프 언론들’은 부들부들 떨었지만 ‘사실’을 전할 수밖에 없었다.

    ‘월마트’는 이번 최저 시급 인상으로 2018년부터 3억 달러의 추가 인건비를 지출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특별 보너스 지급에 드는 비용도 4억 달러나 될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2016년 말 기준 4,821억 달러의 매출을 보였고 당기 순이익이 147억 달러에 달했으며, 320만 명을 고용하고 있는 ‘월마트’에게 7억 달러는 법인세 인하로 얻는 이익에 비하면 ‘껌값’이다. 

    미국은 물론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가 최저 시급 인상 의사를 밝히자 ‘코스트코’ 등 매년 이익을 올리는 다른 유통업체들도 최저 시급을 인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美경제 전문지들은 ‘월마트’를 비롯한 대기업들의 임금 인상 러시는 경기 활황세에 이어 소비 심리를 이끌어내기 위한 ‘영리한 조치’라는 월스트리트 금융 전문가들의 말을 전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꽁꽁 얼어붙었던 미국의 체감 경기를 풀어야 기업들의 매출과 순이익도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에는 중소 항공사 알래스카 에어라인도 “트럼프 정부의 감세 정책 덕분”이라며 직원들에게 1,000달러의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 외에도 AT&T, 컴캐스트 등 주요 대기업들이 2018년부터 임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중견기업들까지도 트럼프 정부의 감세 정책에 화답하고 있다는 뜻이다.

  • ▲ 美연방통계청이 밝힌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실업률 통계.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활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美연방통계청 화면캡쳐.
    ▲ 美연방통계청이 밝힌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실업률 통계.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의 활황을 맞고 있다고 한다. ⓒ美연방통계청 화면캡쳐.
    ▲ 미국의 경제성장, 어떻게 그게 가능한가?

    美대륙 전역에서 이처럼 부러운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완전 고용’에 가까운 경제 활황 덕분이다.

    美정부와 언론이 밝힌 ‘실업률 4.1%’는 미국 사회에서는 사실상 ‘완전 고용’으로 간주한다. 미국과 같은 경제 규모를 가진 나라가 ‘사실상 완전 고용’을 달성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져 왔다.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은 2016년 말 기준 18조 5,700억 달러(한화 약 1경 9,767조 7,650억 원)에 달한다. 2014년 말 기준 세계 총생산이 78조 2,800억 달러라는 것을 생각하면 전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 가량 된다. 참고로 한국의 GDP는 2016년 말 기준 1조 4,110억 달러(한화 약 1,502조 92억 원)였다.

    이처럼 거대한 경제가 불과 1년 사이에 ‘사실상 완전 고용’ 상태로 만든 동력은 대체 뭘까. 미국과 세계의 ‘反트럼프’ 언론과 학자들은 인정하지 않지만 미국 내 여론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 덕분이라고 본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외국에 대해 이기적이다 싶을 정도의 무역 압박과 불법체류자 및 난민에 대한 무관용 정책, 세제 개혁을 통한 세금 감면, 기업들을 위한 제도 개혁 등을 꼽는다. 여기에 더해 낡은 사회기반시설을 현대화하기 위해 2018년부터 10년 동안 1조 달러가 넘는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약속한 것도 미국 기업들에게 엄청난 기대와 활력을 불어넣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2016년 12월, 대선 기간 동안 자신에게 노골적으로 반대했던 기업들, 특히 ICT의 대표적인 기업들의 오너와 CEO들을 불러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미국인들을 잘 살게 하는데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 물론 비즈니스맨 출신답게 ‘공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약속을 먼저 지켰다. 기업들은 이에 화답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 결과 중 하나로써 미국인들의 월급봉투가 점점 더 두둑해 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트럼프 정부와 기업 간의 상생 관계는 2018년부터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가 밝힌, 2018년부터 10년 동안 노후 사회기반시설에 1조 달러를 투입하겠다는 계획은 미국의 건설업체뿐만 아니라 설비제조업체, 석유화학업체, 자동차 업체, 항공기 업체, 유통업체, 농수산물 업체 등에게도 골고루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의 수익이 늘어나는 만큼 일자리도 증가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 맞춰 신기술을 도입하고,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한 기존의 기술 인력 고용도 증가할 것이다. 18조 달러가 넘는 거대한 GDP 가운데 88%가 내수에서 창출되는 미국에서 일자리 창출의 전제 조건은 국내에서 만든 수익을 해외로 빼가지 않고 도로 투자하거나 근로자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트럼프 정부와 미국 기업들은 이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2편: “정년 80세로 연장합니다” 구직자 찾는 일본]으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