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겨레가 보수언론 싫어해…언론의 자유 없애야”
  • 김정은 정권이 이번에는 북한 어용기자들을 앞세워 한국 언론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북한 어용기자들은 “남조선 당국이 언론의 자유니 뭐니 하며 보수 언론, 보수 논객들의 발언을 놔두다가는 평화의 올림픽이 아니라 제사상이 차려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지난 15일 ‘조선중앙통신’ 등 北선전매체들은 ‘조선기자동맹 중앙위원회 부장 김철국’이라는 자 명의의 글 ‘잘못된 여론이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을 보도했다. ‘조선기자동맹’은 이 글에서 한국 언론들을 맹비난했다.

    北‘조선중앙통신’이 소개한 글에서 ‘조선기자동맹’은 “새해부터 북남 사이에 관계 개선의 훈풍이 일고 있고, 온 겨레가 이 극적인 변화에 지지와 환호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남조선 보수언론들 사이에서는 동족의 성의를 우롱하고 모독하는 고약한 악설(독설)들이 쏟아져 나와 세상을 경악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北‘조선기자동맹’은 “동족에 대한 대결 관념이 체질화된 이들은 우리의 북남대화제의와 성의 있는 노력을 ‘화전양면 전술’로 여론을 오도하고 있는가 하면 ‘한미 동맹에 균열을 만들려는 북의 이간질’에 경계하라고 남조선 당국에 훈시질도 해대고 있으며, 우리에 대해 알지도 못하는 풋내기들이 마이크를 잡고 우리 응원단과 예술단 파견에 대해 ‘대내외 선전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니 뭐니 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목청을 돋우고 고위급 회담이 ‘대북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황당한 수작질도 서슴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를 상대로 험담하지 않으면 밥통이 끊기는 보수언론의 속성과 체질을 또 한 번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고 비난했다.

    北‘조선기자동맹’은 “원래부터 우리에 대한 비방중상에 명줄을 건 보수언론, 보수논객들에게서 바른 소리가 나올 리 만무하고,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동족을 헐뜯는데 열을 올리는 그 못된 속성이 어디 가겠느냐”며 한국 보수언론을 향해 조롱과 악담을 퍼부었다.

    北‘조선기자동맹’은 “남조선 사람들이 한결같이 보수언론들이란 분단에 기생하고 동족에 대한 비난거리를 찾지 않으면 단 하루, 단 한 시간도 연명하지 못하는 쓰레기 언론이라고 지탄하고 있다”면서 “언론인으로서의 공정성과 객관성은커녕 악의적인 모략과 중상으로 분단 현실에 기생하는 이런 쓰레기 매문가들에게 온 겨레는 이미 사형선고를 내린 지 오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北‘조선기자동맹’의 비난과 협박은 곧 한국 정부를 향했다. 이들은 “동결 상태에 있던 북남관계가 좋은 출발을 하기도 전에 동족에 대한 온갖 악담을 일삼고 있는 보수언론 때문에 남조선 당국이 그처럼 광고하는 ‘평화 올림픽’은 ‘대결 올림픽’으로 변질될 수 있다”면서 “문제는 이러한 시비꾼, 모략꾼들의 나발질을 언론의 자유라는 미명 아래 비호·두둔하고 저들의 치적을 광고하는데 활용하는 남조선 당국”이라고 주장했다.

    北‘조선기자동맹’은 이어 “북남 관계자는 민족의 대의를 외면하고 동족에 대한 비난을 일삼는다면 어렵게 마련된 소중한 기회도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첫 걸음을 뗀데 불과한 북남관계가 이러한 불우한 전철을 밟지 않게 되기를 인민들은 고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보수 언론을 핑계로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거부하는 것은 물론 다시 긴장감을 조성할 수도 있다는 협박이었다.

    北‘조선기자동맹’은 한국 보수 언론을 향해서는 “화는 입에서 나오고 잘못된 펜대가 제 목을 베는 칼이 될 수 있다”면서 “현 북남관계 분위기가 어떻게 마련되었는지 모르고 경거망동하면서 함부로 상대방을 자극하고 제멋대로 입을 벌리며 붓을 놀리다가는 대사를 그르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협박했다.

    北‘조선기자동맹’은 이어 “온 겨레가 엄정한 시선으로 남조선 당국과 보수 언론의 행태를 주시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면서 “남조선 당국이 여론 관리를 바로 못하고 입을 잘못 놀렸다가는 잔칫상이 제사상이 될 수 있다”고 협박했다.

    北어용기자단체의 협박은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북한 선수단, 이를 계기로 올 예술단 관련 논의 때마다 한국 정부가 먼저 북한에게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한국 내 비판 여론이 비등해지자 정부가 여론에 굴복할까봐 경고하는 차원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는 한국 측이 자기네 요구를 거절하는 것이 최악의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정부가 북한과 ‘대등한 위치’에서 협상을 하려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자 더욱 강경한 태도로 윽박지르면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