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위원장 "촛불혁명 동지 한국노총, 새 사회 건설도 민주노총과 함께 할 것"
  • ▲ 한국노총(위원장 김영주)·민주노총(위원장 김명환) 집행부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본사에서 만남을 갖고 사회 노동 현안에 공조·연대키로 했다. ⓒ뉴데일리 정호영 기자
    ▲ 한국노총(위원장 김영주)·민주노총(위원장 김명환) 집행부는 1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 본사에서 만남을 갖고 사회 노동 현안에 공조·연대키로 했다. ⓒ뉴데일리 정호영 기자

    무술년 새해를 맞아 양대노총 집행부가 한자리에 모여 노동시간 단축·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현안에 대해 연대·공조키로 했다. 올해부터 16.4% 인상된 최저임금으로 영세사업주들이 휘청거리고 있음에도, 거대노조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듯했다.

    김영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김명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신임위원장을 비롯한 각 노총 집행부는 2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 7층 위원장실에서 회동을 갖고 "양 노총은 사회 노동 현안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노력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했다.

    김영주 한국노총 위원장은 "노동자는 하나이자 동지"라며 "김명환 집행부와 우리 한국노총은 앞으로도 노동존중사회를 열어가기 위해 지혜와 용기를 모을 것"이라며 이날 한국노총을 방문한 김 위원장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도 "한국 사회의 양극화, 승자독식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앞장서 왔던 양대노총이 손을 잡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지난 촛불혁명도 함께한 동지로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하는 과정도 우리 민주노총은 한국노총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날 회동은 한국노총이 민주노총에 건강식품을 선물로 건네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하지만 주요 노동현안에 대한 양대노총 집행부의 논의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제부터 비공개로 전환한다"는 한국노총 관계자의 '깜짝선언'이 나왔다.

    자리에 있던 한국노총 관계자는 "근기법 개악이라든지,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 노동현안이 많이 있는데, 앞으로 그런 현안들을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비공개로 진행토록 하겠다"며 "대신 결과에 대해서는 양대노총이 공동으로 자료를 내도록 하겠다. 양해해 달라"고 했다.

    7평 남짓한 한국노총 위원장실에는 양 노총 지도부·관계자를 제외하고 10여 명의 기자들이 있었지만, 정작 본 회의를 비공개로 진행한다는 말에 모두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당초 11일자 한국노총 보도자료는 "12일 양대노총 지도부의 만남은 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 현안에 대한 연대·공조를 다짐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니 기자 여러분들의 많은 취재와 보도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이날 기자들은 양 노총 지도부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형식적인 환영사를 통해 연대·공조를 다짐하는 것만 확인했을 뿐이다. 정작 중요한 노동현안 논의에 대해서는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들을 수 없었다.

    양 노총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양대노총은 휴일연장근로 수당 중복할증, 노동시간 관련 근로기준법 개악과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긴급 노동현안에 연대·공조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며 "사회 문제에 양대노총이 함께 대응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은 "최근 최저임금TF가 만들어지는 등 최저임금 대폭 인상의 후폭풍에 대비해 최저임금 산입범위를 확대 개편하려는 것을, 양 노총이 사전에 무력화시키는 차원으로 연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박 실장은 "자영업자들과 함께 일하는 근로자들이야말로 노동 약자이고, 근로자를 품으려는 자영업자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데, 양 노총은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하고 진짜 노동 약자들의 입장은 전혀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실에서 벗어난 양 노총의 이러한 노선은 노동 약자들의 진정한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