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개혁정당, 지방선거 후보자 위해 반드시 창당"
  • ▲ 안철수, 이언주, 정동영, 천정배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들이(왼쪽부터) 지난해 8월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 안철수, 이언주, 정동영, 천정배 국민의당 당대표 후보들이(왼쪽부터) 지난해 8월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손을 맞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데일리 이종현 기자

    국민의당 통합반대파가 호남 지역 지방선거 예비 출마자들을 대상으로 반(反) 안철수 세몰이에 성공한 모습이다. 

    국민의당지키기 운동본부는 11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전남·광주 당원들을 상대로 간담회를 열었다. 이들은 지금까지 진행된 통합 저지 운동에 대한 경과를 보고하고 바른정당과의 통합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일반 당원뿐만 아니라 다가오는 6.13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 후보자들도 대거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150석 규모의 회의실이 꽉 차고도 자리가 모자라 회의장 밖에 서 있어야 할 만큼 당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호남 지역 후보자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영남 기반의 바른정당과 합당을 추진하는 안철수 대표에게 단단히 화가 나 있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당이 하루빨리 전당대회 준비 체제로 돌입해야 하는데 국민의당 이름으로 출마할 수 있는지조차 불투명한 당내 상황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민주당 생활을 20년 정도 하다가 정동영 의원님께서 국민의당으로 같이 가자고 해서 왔다'고 밝힌 한 지방선거 예비 출마자는 "나는 6월 13일 지방선거에 안 나가려 한다. 정치를 해서 뭐 하겠느냐"고 낙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그러면서 "안철수 대표가 용인 줄 알았는데 사람을 잘못 본 것 같다"고 성토했다.

    지방선거 출마자 희망자로 보이는 또다른 당원은 "지방선거는 촉박하지만 총선은 2년 이상 남았다"며 "의원직을 걸 생각이 있느냐"고 묻기도 했다.

    장병완 의원은 이에 "우리도 지방선거 출마 희망자들의 다급한 실정을 잘 알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문제가 결판나도록 하겠다"며 "신당 창당도 불사하겠다는 것은 기득권에 매몰돼서 합당이 결정이 나더라도 못 이기는 척 따라가고 이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지키기운동본부 소속 의원들은 지역 민심을 조직화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할 지방선거 예비 출마자들 앞에서 신당 창당을 약속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도 호남의 가치와 전쟁을 방지하는 햇볕정책을 지킬 것이고, 이것을 배제하는 사람들과는 함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그러면서 "이제 새로운 선거를 준비하는 여러분을 위해서 개혁정당을 반드시 창당하겠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정배 전 대표는 안 대표를 설득하는 방안과 관련해 "전당대회를 저지한다 해도 안철수 대표가 유턴하겠느냐"며 "끝끝내 통합하자고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천 전 대표는 이어 "전당대회를 저지하고 헤어질 것인지 아니면 먼저 헤어질 것인지 전술적으로 잘 판단해야 한다"며 "지방선거에 출마하실 분들 100여 명이 모여 신속히 (분당 여부를) 심층 검토를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동영 의원 역시 "지방선거 출마자들은 지금 불안하고 두렵고 좌절감도 느끼실 것"이라며 "하지만 세상일이 꼭 나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다독였다.

    그는 "(그럼에도) 위기는 기회로 바꿀 수 있다"며 "선거는 인물 경쟁인데, 그것만큼은 우리가 자신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그러자 현장에 있던 당원은 "전당대회를 저지하고 창당하면 당원과 도민들로부터 명분과 동정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외치기도 했다. 

    박지원 전 대표는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이날 간담회의 취지를 두고 "안철수 대표가 어떤 상황에서도 통합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도 개혁신당 창당의 명분을 만들고 있다고 해석하면 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