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6월부터 에이핑크 상대 14차례 살해·테러 위협"행사장 폭파할 것" 허위 신고..경찰 출동, 시민 대피 소동 반복
  • "에이핑크가 출연하는 행사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

    에이핑크를 겨냥한 '테러 협박 신고'가 해를 넘기면서까지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6월 14일 에이핑크의 소속사(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멤버들을 해치겠다는 '살해 협박'을 가한 신원미상의 남성은 이후에도 에이핑크의 출연이 예고된 행사장마다 사전에 전화를 걸어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허위 신고를 했다.

    신고가 들어올 때마다 경찰과 소방 당국이 출동해 현장 수색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폭발물이 발견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렇다고 다수의 인원이 모이는 연예 행사장을 폭파시키겠다는 신고를 무시할 수도 없는 일. 대규모 경찰 인력이 행사장에 급파돼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현장을 조사하는 수고로운 일과가 반복되고 있지만, 범인이 범죄행각을 멈추지 않는 한 이같은 소모적인 일은 계속 일어날 수밖에 없다.

    지난 6일 오후 4시 15분경 경기도 구리시에 위치한 한 대형마트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 이날 오후 5시 이곳에서 걸그룹 에이핑크의 사인회가 열릴 예정이었던 만큼, 이번에도 동일범의 소행으로 간주되는 상황.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즉각 폭발물 처리반을 춭동시켜 마트 곳곳을 뒤졌다. 내부 인원 200여명을 대피시키고 소방대원들과 함께 인근 일대를 수색했지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아무런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에이핑크 멤버들은 이날 행사장으로 오는 도중 또 다시 협박 전화가 걸려왔다는 소식을 듣고 발걸음을 돌렸다. 소속사 측은 급히 공식 SNS에 공지문을 띄워 하이마트 팬사인회가 취소됐음을 알리고 팬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금일 예정된 하이마트 팬사인회는 폭발물 설치 관련 신고로 인해 취소 되었습니다. 현장에 계신 팬 분들께는 현장 담당자의 안내와 추후 하이마트 공지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추운 날씨임에도 와 주신 팬 여러분들께 사과와 양해 부탁드립니다."

    반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정체불명의 남성으로부터 협박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큰 고통과 피해를 본 당사자는 에이핑크 멤버들이다. 하지만 이들은 14번째 테러 위협을 당한 와중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오히려 "추운 날씨에도 저희를 기다려 주신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오후 네이버 V라이브 'Apink 핑크우주, 스포일러 대작전!'에 출연한 에이핑크 멤버들은 "오늘 여러분과 만나기로 했었는데 아쉽게도 상황이 그렇지 못했다"며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을 전한 뒤 "다음 주 공연은 차질없이 진행하도록 하겠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공연을 앞두고 악재를 만난 상황임에도 불구, 오는 12~13일 서울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리는 에이핑크의 4번째 단독 콘서트(PINK SPACE 2018)는 현재까지 순조롭게 추진되고 있는 모습이다. 예매 시작 1분 만에 전 티켓이 매진되는 등 팬들의 변함없는 지지와 사랑을 재확인한 에이핑크는 이같은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공연장 '안전 관리'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이다.

    공연 주최 측은 경찰의 도움을 받아 사전에 공연장 내부 수색을 완료하는 한편, 공연 당일엔 입장객들을 상대로 금속탐지기 조사를 실시하는 등 길목부터 테러 발생 가능성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다. 또한 소지품 검사 강화를 위해 관객 입장 시간을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찰에 따르면 반년이 넘도록 에이핑크를 괴롭히고 있는 협박범은 미국 국적을 소지한 30대 한국계 남성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캐나다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소재지는 오리무중이다. 지난해 에이핑크의 소속사 측에서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장을 낸 것에 앙심을 품고 협박 전화를 걸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 남성의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하고 캐나다 수사당국에 범죄인 인도 요청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직까지 캐나다 수사당국은 이 남성의 국내 송환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사진 제공 = 플랜에이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