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中정부 지침에 따라 폐쇄…中·北 합작기업도 폐업”
  • 中선양 소재 '칠보산 호텔' 직원들이 폐쇄 공지문을 붙이고 있다. ⓒ동아일보 관련보도 유튜브 영상 캡쳐.
    ▲ 中선양 소재 '칠보산 호텔' 직원들이 폐쇄 공지문을 붙이고 있다. ⓒ동아일보 관련보도 유튜브 영상 캡쳐.
    김정은 정권이 중국에서 운영하던 북한 간첩들의 소굴이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中상무부가 2017년 9월 12일을 기점으로 120일 이내에 중국에서 영업 중인 북한 기업과 북한 자본이 들어간 합작기업들의 폐업을 명령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

    ‘동아일보’는 지난 9일 “북한 공작원들의 거점으로 알려진, 중국 내 대표적인 북한 호텔 ‘칠보산 호텔’이 전격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9일 오후 中선양에 있는 칠보산 호텔에 폐쇄 공고문이 붙는 장면을 포착했다”며 해당 공고문의 내용도 소개했다. 공고문에는 “칠보산 호텔은 中선양시 공상행정관리국의 폐쇄 요구 통지에 따라 9일부터 공식폐쇄를 결정했고, 모든 경영활동을 중단한다”며 “칠보산 호텔에 대한 사회 각계의 오랜 지지와 이해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혀 있었다고 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9일 당시 ‘칠보산 호텔’의 간판도 이미 철거된 상태였다고 한다.

    ‘연합뉴스’ 또한 中선양의 ‘칠보산 호텔’ 폐쇄 소식을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칠보산 호텔’ 관계자는 “조만간 북한 인력들이 모두 귀국하는데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면서 “북한 쪽이 영업에서 모두 빠지고 중국 쪽만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호텔의 재개장 여부는 한 달 가량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동아일보’와 ‘연합뉴스’ 등이 中선양 소재 ‘칠보산 호텔’의 폐업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룬 이유는 이곳이 10여 년 전부터 中정찰총국 산하 해커 조직 121연락소의 중국 거점이라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고, 김정은 정권과 불법거래를 하다 中공산당에게 제재를 받은 ‘훙샹그룹’이 소유주로 알려져 있어서다.

    2015년 1월 美CNN은 2004년에 탈북한 IT전문가를 인용해 “中선양의 ‘칠보산 호텔’이 北정찰총국 산하 사이버 부대 121국의 중국 내 거점으로 한국을 향한 디도스 공격 등 사이버 테러를 일으키던 조직이 머무르고 있는 거점”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中공산당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며칠 뒤 ‘칠보산 호텔’ 르포 기사를 통해 “이곳은 北정찰총국 간첩들의 거점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탈북자뿐만 아니라 미국, 한국 정보기관들은 ‘칠보산 호텔’이 北정찰총국의 사이버 부대 거점임을 기정사실화 했다.

    ‘칠보산 호텔’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됐다. 2016년 9월 中공산당 당국은 김정은 정권과 불법 거래를 한 혐의로 랴오닝 소재 ‘훙샹그룹’ 임직원들을 구속 수사했다.

    이때 ‘월스트리트 저널’ 등을 통해 알려진 바에 따르면, ‘훙샹그룹’은 ‘단둥 훙샹 실업발전 유한공사’라는 계열사를 앞세워 김정은 정권 측과 합작기업을 만드는 방식으로 ‘칠보산 호텔’과 평양 레스토랑 등 6개의 업체를 중국에서 운영했다고 한다. 당시 中당국이 밝혀낸 ‘훙샹그룹’과 김정은 정권 간의 5년 간 거래 규모는 5억 3,200만 달러(한화 약 5,670억 원)이나 됐다고 한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같은 사실을 들어 中훙샹그룹을 “북한과 세계를 이어주는 통로”라고 불렀다.

    아무튼 中공산당 정부의 명령에 따라, ‘칠보산 호텔’을 비롯해 김정은 정권이 북한 내에서 운영하던 수많은 식당, 기업들이 9일부터 문을 닫게 됐다.

    그러나 이 조치로 북한의 대남공작이나 공격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국내외 전문가들에 따르면 ‘불법적 외화벌이’를 하는 北정찰총국이나 보위성 등이 해외 거점을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옮기고 있다고 한다.

    해당 국가들이 정찰총국이나 보위성 등이 현지에 만든 ‘거점’을 소탕하지 않는다면, 중국을 거치던 대남공작이 동남아시아 국가로 위치만 변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