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백악관·국무부 “北 평창올림픽 참가 환영” 北 “핵무기 언급하면 대화 수포”
  • ▲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악수를 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北조평통 위원장.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악수를 하는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北조평통 위원장.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통해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결정된 데 대해 美정부가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평창 동계올림픽’에만 국한된 환영일뿐 북한에 대한 불신감은 여전함을 드러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지난 9일(현지시간) 美백악관은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환영한다며 다음 단계는 비핵화라고 말했다”고 10일 보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새라 허커비 샌더스 美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올림픽 참가는 그들의 정권이 비핵화를 통해 국제적 고립을 끝낼 수 있음을 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 이런 진전이 계속되는 바란다”고 평가했다고 한다.

    샌더스 美백악관 대변인은 이어 “우리가 바라는 것은 다음 대화의 단계가 한반도 비핵화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라며 “미국은 동맹국 한국과 함께 남북 대화와 관련해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샌더스 美백악관 대변인은 또한 “평창 동계올림픽에 보낼 美대표단 명단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면서도 ‘이반카 트럼프와 재러드 쿠쉬너 부부가 대표단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는 “곧 알게될 것”이라고만 답했다고 한다.

    美국무부는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나온 결과에 대해 보다 구체적으로 평했다고 한다.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은 평창 동계올림픽의 안전하고 성공적인 개최를 보장하기 위해 열린 남북 대화를 환영한다”며 “미국은 북한의 이번 동계올림픽 참가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에 대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게 하려는 한국 정부 관계자들과 긴미리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헤더 노어트 美국무부 대변인은 또한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美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를 언급한 뒤 “당시 두 대통령은 완전히,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를 목표로 최대한의 대북 압박을 지속한다는데 합의했다”면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 ▲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 수석대표 간에 공동보도문을 주고 받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 수석대표 간에 공동보도문을 주고 받는 모습.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美국무부의 동아시아 태평양 담당자들의 반응은 이보다 더 구체적이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10일 “美국무부는 최근 북한이 보이는 유화적 태도를 성급하게 신뢰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캐티나 애덤스 美국무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지금까지 북한이 협상에 임할 때의 행적을 냉정하게 보고 있다”면서 “북한의 행태가 진정한 화해의 태도인지 여부는 시간이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한다.

    캐티나 애덤스 美국무부 동아태 담당 대변인은 이어 “문재인 대통령이 밝힌 대로 남북관계 개선은 북핵 문제의 해결과 별도로 진전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평화적 수단을 찾는데 헌신하고 있으며, 외교적 선택은 여전히 실행 가능하고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고 한다.

    美백악관과 국무부의 이 같은 의견 표명은 한국 정부가 지난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공동 보도문을 채택한 것을 두고 큰 기대를 품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된다. 특히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약속한 ‘남북 군사회담’에서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논의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남북 군사회담의 전망이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지난 9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대표단끼리 회담을 할 때 리선권 北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등을 논의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의 핵무기는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남조선이 비핵화를 언급하면 (남북 대화를 포함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협박했다.

    또한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나온 공동 보도문 제3항에는 “남과 북은 남북선언들을 존중하며, 남북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들을 우리 민족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고 돼 있어 북한의 논리대로 한다면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문제는 대화 주제가 될 수 없어 앞으로의 남북 대화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