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문'까지 거론된 결과 발표, '브리핑'으로 대체
  • ▲ 칼둔 알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왼쪽)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뉴시스
    ▲ 칼둔 알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왼쪽)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뉴시스
    청와대가 한국과 UAE간 소원해진 외교 관계의 배경에 대해 이번에도 진상을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는 9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특사로 방한한 칼둔 알리파 알 무바라크(43)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의 면담 내용을 전하면서 "(국민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선 양국의) 미래 관계에 대한 얘기로 해명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두 인사간 면담 결과도 형식을 축소해 발표했다. 청와대는 앞서 "양국의 합의문이든 회동 결과 발표든 할 것"이라고 예고했지만 이를 일반적인 대변인 브리핑으로 대체하고 전반적인 대화 내용과 분위기만 설명하는 데 그쳤다. 

    청와대가 지난 12월 임종석 실장의 UAE 특사 방문이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에 따른 외교적 부작용과 관계있다는 의혹에 대해 침묵을 유지한 것이다. 

    박수현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 실장과 칼둔 청장은 양국이 그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켜온 현황을 평가하고 앞으로 실질적인 협력을 보다 포괄적이고 전면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임 실장과 칼둔 청장간 고위급 소통채널을 확인하고, 기존의 외교부 장관간의 전략 대화와 우리 기재부 장관과 UAE 경제부장관 간의 경제공동위원회 등을 활성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둘의 대화 중) 양자간 관계에 대해 '친구' '진실' 같은 단어를 수십차례 사용될 정도로 훈훈한 분위기였다"며 "칼둔 청장은 '자신이 외교 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완전히 터놓고 말한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칼둔 청장은 우리의 중동 진출에 대해 스스로 여러가지 자문을 하는 등 정성을 보였다"고 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칼둔 청장은 태양광 등 한국 기업의 재생 에너지 기술에 관심을 보였으며 협력 관계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군사·국방에 대해서도 협력 관계에서 실질적으로 할 것들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양국간 오해가 있던 점에 대해 대화를 나눴나"는 질문에 "칼둔 청장은 양국 관계를 결혼으로 표현하면서 결혼 생활이 항상 좋을 수는 없고 화합하고 극복하면서 가는 거라고 말했다"며 "의혹에 대한 대화는 짧았고 미래 관계에 대한 대화가 90%였다"고 강조했다.